작품설명

굴곡진 얼굴, 가벼운 몸짓으로 둥실 춤추며 노래한다. 가을 녘 노랗게 물든 단풍잎처럼 바람에 살랑대며 나이를 잊고 노래하는 장사익. 그는 그렇게 산다. 남들은 30~40년 노래인생이라는데 겨우 17년, 폭발하며 부르던 ‘찔레꽃’도 세월의 무게만큼 더딘 물결처럼 수수하다.
그가 몸으로 정한 가을 공연은 2년마다 새로운 주제를 갖고 관객들을 만난다.
장사익 소리판 ‘하늘 가는 길’ ‘허허바다’ ‘봄바람’ ‘우리대한민국’ ‘꿈꾸는세상’ ‘사람이 그리워서’ ‘꽃구경’ ‘따듯한 봄날 꽃구경’등
금년 전반기까지 ‘꽃구경’이란 타이틀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일본 등 해외공연으로 바쁜 발품을 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대중음악에서 금기시하는 죽음의 노래들을 통해 삶의 가치를 확인케 하는 노래들로 대중과의 소통을 꾀하고 있다.


이번 공연의 주제로 늘 그렇듯 우리들 삶을 반추하는 노래들로 스쳐 지나가는 驛‘역’을 통해 반복되는 삶의 일상을 노래한다.
‘잎사귀 하나가 가지를 놓는다. 한세상 그냥 버티다 보면 덩달아 뿌리내려 나무 될 줄 알았다.
기적이 운다. 꿈 속까지 따라와 서성댄다. 세상은 모두 다 驛역 뿐이다’~ (김승기 시)

한 달 전까지 동거 동락하던 음악 동반자인 피아니스트 최장현군이 6월 하늘로 갔다. 그 또한 잎사귀였다. (뿌리 내리지 못하고 먼 여정의 기차를 타기 위해 驛을 향했다)
驛‘역’이란 주제로 펼치는 이번 공연에서는 1부 여행, 역, 행복, 자동차 등과 2부 기형도 시인의 엄마생각, 찔레꽃, 이게 아닌데, 허허 바다 등으로 귀에 익숙한 노래와 새롭게 선보일 노래들이 발표 될 것이다. 그의 노래는 역시 무정형화된 음악형태로 기존의 틀에 짜여진 타 음악과의 차별성을 두며 가장 한국적인 감성과 자연스럽고, 시적인 노랫말 등으로 친숙하게 우리들에게 다가 설 것이다.


무덥고 지루한 장마와 현실이 동시에 어깨를 눌렀던 금년 여름, 그러나 가을의 과실들이 여름의 징검다리를 거쳐 튼실한 속을 채우듯 장사익의 노래들은 향기 가득한 세상, 희망의 驛'역‘으로 向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