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세계적인 극작가 안톤 체홉 탄생 150주년 기념 공연.
현대 사실주의 연극의 거장 <갈매기>의 예술적 창조와 구현

<갈매기>에서의 어긋난 꿈은 희극의 토대인,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완전하게 지배하고 통제하는 주관성의 한 발현이다. 그런데 본질적인 것에 모순되는 현상이 자신 속에서 자기를 지양하는 경우 언제나 웃음을 자아내고 아이러니를 느끼게 만들 수 있다. 여기서 웃음은 유머가 부여하는 웃음과 상반되고, 풍자가 생성하는 공격적인 웃음과도 다른 자신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돌이켜보게 하는 씁쓸한 웃음이다. <갈매기>의 갈등 체계는, 인물들을 결단을 요구하거나, 그런 결단을 위한 상황이 없이, 개인의 꿈 위에 구축되어 있다. 때문에 그 갈등 체계 자체는 사회상이 되고, 작가는 그러한 사회상을 희극적으로 바라본다.

그래서 안톤 체홉의 <갈매기> 항상 짜고 씁쓸한 소금기가 남는 해안가의 파도와 같다. 물은 근원이자 원천으로 모든 가능성의 저장소이고, 모든 형태에 선행하며 모든 창조를 받쳐준다. 모든 창조의 모델이 되는 이미지는 물결 한 가운데 갑자기 나타나는 섬의 이미지이다. 반대로 침수느느 형태 이전으로서의 퇴행, 존재 이전의 미분화된 상태로 회귀르르 상징한다. 즉 물 위의 부상은 우주 창조의 형성과정을 재현하는 반면 침수는 해체를 의미하므로 바로 그런 이유에서 물의 상징은 죽음과 재생을 모두 내포 하고 있다. 물과의 접촉은 항상 재생을 함축한다. 해체 뒤에는 '새로운 탄생'이 뒤따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새로운 생명, 새로운 인간이 뒤따르게 된다. 물의 기능은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어서 형태를 해체, 소멸시키고, 정화와 재생의 기능으로 과거의 상처를 씻는, 혹은 죄를 씻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그리고 현재의 모습을 통해 미래를 바라 볼 수 있는 오브제인 거울은 철학적이며, 심리학적이며, 도덕적이다. 거울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래서 긍정적이면서 부정적이다. 거울을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으느 거울 비친 흠 없는 인간, 즉 신의 형상을 만날 수 있다. 거울에 비친 신의 형상을 통해 인간존재의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다. 하지만 거울 비친 형상이 야기하는 환상은 경계의 대상이 된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사로잡힌 나르시스처럼 거울은 덫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거울 앞에 섰을 때, 거울 속의 상은 나와 우리와 사회처럼 생명을 갖기 시작하고 나름대로 사고하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모습은 드러내지 않고 우리를 통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