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많은 사람이 지은 죄의 무게를 판단할 수 있지만, 그의 죄책감까지 가늠할 수 없다.”

인간의 마음까지 닿지 않는 법률의 한계, 그리고 진심으로 회개할 수 없는 인간의 비극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은죄를 진심으로 후회하고 그 속죄의식을 강요하는 복역. 그러나 주인공은 그런 의식이 없고 뿌리 깊은 분노를 품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다. 눈치 채지 못한 채 가석방이 된다. 위험한 이야기이다. 

“구원은 있는 것입니까”

사람의 마음의 가장 깊은 곳, 죄의식, 거기는 본인만 아는 영역이다. 일상을 사랑하는 우리에게도 죄책감은 반드시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 타인의 불행에 안도하며 비웃을 때, 어떤 이유로 범죄에 손을 대 버린 사람과 우리의 차이는 ‘죄의식’만 그러한 의식을 항상 마음 속 주름처럼 억누르며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을 뿐 아닐까? 긴 형기를 부과해서 그를 가둘 수는 있지만 형기가 길수록 반비례로 상대에 대한 증오심이 더 축적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비극이다.
이웃이 고독하게 ‘죄의식’과 싸우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마음에 상처로 이성의 브레이크가 듣지 않게 되어 있다면 그를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손을 내밀라.

줄거리

살인 혐의로 무기 징역형을 선고를 받고 교도소에서 16년동안 모범수로 복역을 한 남자.
그가 가석방으로 풀려나게 되고,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텐지로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텐지로는 살인을 저질렀을 때의 기억에 시달리면서도 보호관찰관리나 새 직장의 사장 등, 주변 사람들의 호의로 점차 사회생활에 적응해 간다. 혼자 자취하며, 술이나 담배도 줄이고, 방안에 수조를 두고 송사리를 기르며, 취직한 직장도 성실히 다닌다.
가석방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보호관찰관인 키요선생과 면담을 해야 하지만, 그래도 모든 관계가 순탄하다. 소개로 만나게 된 토요코와 동거를 시작하면서, 그는 자신의 과거를 결자해지하는 마음으로 자신이 살해했던 전 부인의 묘를 찾아간다. 보호관찰구역 밖을 나가선 안되는 가석방 규율을 어기면서까지. 하지만, 텐지로는 참회를 하기보다는 오히려 더욱 분노에 사로잡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