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프로젝트 개념으로 작품에 따라 다양한 국적의 무용수들과 스탭을 영입하여 그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선보이며 찬사를 받아온 김윤정이 나르시스와 에코의 신화를 우리 시대 영원한 대중의 우상 마이클 잭슨을 통해 투영한다.
진실과 허상이 괴리되고 만들어진 허상에 열광하고 매혹당하는 현대사회의 문제과 그 고독을 주시해 본다.


매혹당한 시선 -
대중과 미디어 속에 바라본 현대사회의 우리들 초상 -
나르시스와 에코의 신화,
마이클 잭슨을 통해서 이야기 하다 -



“허상에 매혹당하는 현대인”
나르시스와 에코의 신화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다 -


‘베케트의 방’으로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주목을 받았던 김윤정이 2010 서울국제공연예술제와 공동제작으로 새로운 작품을 무대에서 선보인다.

10월,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선보이는 <문워크>는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 우리들이 지닌 나르시스를 마이클 잭슨을 접목시키려 한다. 마이클 잭슨은 정체성이 혼동된 시대의 모든 인간상의 결정체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초대형 슈퍼스타로 살면서 언어, 국적, 나이, 성별을 초월한 열광적인 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으나 그 자신은 현실적인 삶이 불가능하고 세상으로부터 고립되고 고독한 삶을 살아야 했다. 이러한 그의 모습에서 나르시스의 환생을 본다. 이 현대의 나르시스는 미국의 흑인 가수에서 점점 불투명한 정체성으로 나아간다. 또한 그에게 매혹당한 광팬인 대중은 아마도 에코에 가깝겠다.


“ 매혹당한 시선”

사회와 미디어가 만들어낸 허상을 쫓는 우리의 모습 -

매혹당한 시선, 이 시선들은 수천 년 동안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며 신화, 연극, 회화 등으로 인간들에게 호기심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Pascal Quignard, 1948~)는 《섹스와 공포》라는 저서에서 인간들이 누군가 혹은 무언가에 시선을 빼앗겨 매혹당하는 순간의 시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키냐르의 말을 인용하면, 시선을 빼앗겨 매혹 당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주체할 수 없는 잔인한 욕망에 빠져들어 버린다. 이렇게 위험한 매혹에 빠져 자신을 파멸시키는 신화의 인물들 중 나르시스와 에코의 각각의 위험한 매혹에 주목하고자 한다.

불행한 두 주인공을 빌려와 펼쳐질 무대는 육체를 메말라 소멸 시키고 결국 반사된 타인의 목소리에 대답하는 메아리로만 남겨지는 에코, 자신의 반사된 허상 즉, 이미지에 빠져 죽는 나르시스를 그린다.

훗날 많은 현대인들의 오해로, 나르시스가 자기 자신을 사랑 한 것으로 여겨지나 명백하게 그는 자신의 얼굴에 대한 인식이 아닌, 다만 반사된 이미지, 즉 허상에 매혹당한 것이었다.
사회와 미디어가 만들어낸 이미지.. 그것을 쫓는, 그것에 매혹당하고 열광하는, 그리고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대중들은 오로지 타인의 반사된 메아리로 남게 되는 에코와 같다. 여기서 우리는 나르시스와 에코의 신화를 떠올리게 된다. 에코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관심의 대상에게 주체할 수 없이 병적으로 빠져버리는 매혹되어 버리는 자기파괴를 본다.

우리시대의 영원한 우상, 마이클 잭슨에 나르시스를 투영해 본다. 그는 시대를 넘은 전설이 될 것이며 아직도 그의 자취는 우리의 관심과 열광의 대상이 되고 있다. 거기에 갇혀 평생 ‘자기 자신’을 바라보지 못했을 마이클 잭슨의 삶과 그 허상을 쫓는 대중들을 통해 허상에 매혹당하고 열광하는 현대사회의 문제와 그 깊은 고독을 주시해 본다.


최고의 무대를 보여줄 팝핀현준, 김윤아, 류장현와 안무가 김윤정의 만남 -

움직임 , 소리, 영상, 오브제 등 다양한 예술적 소재와 함께 이를 적극적으로 무대로 이끌어서 국내 무용계에서 보기 힘든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여 온 안무가 김윤정이 또 다시 새로운 감각으로 선보이는 <문워크>는 출연진부터 관심을 갖게 한다.

안무가 김윤정이 각각 다른 작품에서 만나 작업했던 국내 최고 기량과 연기력의 무용수 팝핀현준과 김윤아, 류장현이 한 무대에 서는 이번 공연은 이미 이들의 출연만으로 화제가 된다. 특히 현실과 신화를 오가면서 서로를 마주하는 마이클 잭슨과 나르시스, 그리고 이들 사이의 에코의 모습은 그 자체로 관객에게 또 하나의 매혹의 무대를 선보일 것이다.


작품내용

무대는 마이클 잭슨이 세상을 떠난 시점에서 시작한다. 그는 자신이 죽은 줄 모르고, 마지막 투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서 있는 세상은 어쩐지 달라져 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그는 어느 새 신화 속 나르시스가 살 던 시절로 돌아가 거울 속 나르시스를 만난다. 무대는 하얀 막들이 빽빽이 들어서 꽉 찬 공간이다. 거기엔 숲 속의 이미지가 비춰져서 숲의 느낌도 나고, 도시의 이미지가 비쳐져 도시의 느낌도 난다. 그곳은 비밀스러운 세상의 한구석이다. 막 사이로 걷고 뛰는 그림자들이 휙휙 지나다닌다.

나르시스는 모습을 드러내고 에코는 오직 그림자로만 모습이 인지된다. 우리의 마이클은 그 속에서 연습을 하자고 소리친다. 나르시스와 마이클과 에코, 세 사람이 서로 쫓고 쫓기고 서로를 드러내고 매혹하고 매혹 당하면서 시간은 새벽에서 낮과 저녁까지 지나가게 된다.

시간성은 에코의 육체를 통해 보여진다.

윤곽 있고 볼륨 있던 에코의 몸은 시간이 지나면서 모래시계에서 모래가 빠져나가듯이 메마르면서 마지막엔 타인의 목소리의 메아리로만 남아버린다. 공연이 진행됨에 따라 막들이 하나둘씩 걷혀 지고 무대는 휑하니 넓어지면서 에코가 지나간 흔적들이 모래로 그려져 있다. 사냥을 하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나르시스. 드러난 바닥의 연못에 목을 축이려다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거울을 보며 공연연습을 하고 있던 마이클. 나르시스와 마이클은 서로에게 매혹되어 경쟁하고 그들의 싸움에 에코가 끼어든다. 이들의 싸움은 어느새 노래가 된다.


제작스텝

안무/연출_ 김윤정 무대_ 김나영 음악_ 김태근
영상_ 토마스아흐트너 의상_ 김혜민 조명_ 에릭반덴둥겐
진행_ 권윤진 어시스턴트_ 이경 그림_ 팝핀현준
웹매니저_ 시원 프로듀서_ 안젤라 권 기획/홍보_ 코르코르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