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모모는 심장에 조그만 구멍이 난 채로 태어났다. 심방중격결손. 여기 뚫려버린 구멍은 무엇을 위한 자리일까? 〈그게 다예요〉는 날실과 씨실처럼 교차하는 두 쌍의 연인, 한 낯선 가족의 자취를 엮은 작품이다. 작품은 서로 너무나 다른 두 세대의 이야기를 한 가족의 이야기로 이어주는 유일한 매개가 바로 ‘각자의 삶 한가운데 뚫려 버린 구멍’이라고 말한다.

〈그게 다예요〉는 치매에 걸린 조모의 웨딩드레스를 매개로 존재의 아픔과 역사를 이야기한다. 역사상 가장 많은 세대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지금, 급속한 근대화와 역사적 격변을 겪은 우리는 서로 다른 가치관이 팽팽하게 대립한 채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나’라는 존재는 ‘당신’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이 작품은 ‘가족’과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 극에 등장하는 가족은 혈연관계가 아닌 입양으로 이어진 가족이지만, 그럼에도 집안의 역사가 순환하고, 조부모의 역사가 모모와 연이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것을 보여준다. 각자의 불연속적인 순간들이 모여 삶을 이루지만, 타인의 존재를 소중히 보듬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연결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극은 이야기하고 있다.

줄거리

실종된 드레스 메이커를 찾아야 한다.

전역을 앞둔 해군 중위 모모는 자신을 길러준 조부모의 늦깍이 결혼식에 참석한다.
그러나 결혼식 당일 노년의 신랑은 예고도 없이 자취를 감추었다.
그가 떠난 자리에는 머터니티 드레스 한 벌만이 있을 뿐이다.
드레스 메이커로 그와 51년을 함께 살아온 조모는 알고 있을까?
대체 왜 오늘 조부가 사라졌는지를.

조부는 어디로 간 걸까.
조부를 찾아 나서는 길, 모모는 연인 연이의 임신 소식을 듣게 된다.
이 세상에, 내가 널 낳아도 될까? 우리가 널 낳아도 될까?
이들은 조모의 흐려져 가는 기억의 파편을 따라가며 자신들의 근원에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