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맥베스> 어느 배우의 슬픈 멜로 드라마
배우와의 혼연일체로 새롭게 부활한 2010 맥베스
서울문화재단 2010 공연예술창작활성화지원작
배우와의 혼연일체로 새롭게 부활한 2010 맥베스
서울문화재단 2010 공연예술창작활성화지원작
세계로 뻗어나가는 '극단 초인'
극단 초인은 움직임 위주의 연극을 통해 다른 극단과는 차별화되는 독창적인 스타일을 추구해왔으며, 보다 본능과 감각에 충실한 몸짓언어로 해외의 관객들과도 언어적 한계를 초월해 소통하며 한국 작품의 세계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습니다. 창단 이래,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몸짓과 호흡이라는 공감의 언어를 이용해 해외의 관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와 풍부한 동작으로 언어의 공백을 채우며 해외의 관객들에게는 깊은 공감을, 현지 비평가들에게는 찬사를 이끌어낸바 있습니다.
움직임 위주의 연극을 통해 단순히 볼거리만을 제공하는 연극이 아니라 작품 속에 다양한 함의도 내포시키고자 했으며, 작품 속에 담긴 심오한 메시지를 전하는 치밀한 극적 구성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독특한 무대 디자인과 공간 구성을 활용해 색다른 공간미 창출에도 심혈을 기울여왔습니다.
창단 이래, 현재까지 저희 극단은 기존의 레퍼토리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페스티벌과 극장에서도 선보여 왔으며, 해외의 관계자들과도 활발하게 교류하며, 한국 연극 작품을 보다 널리 알리는 노력을 함과 동시에 새로운 작품 개발에도 힘써왔습니다.
또한 저희 극단은 단순히 일시적인 작품 공연에 그치지 않고, 관객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단순히 작품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입장이 아니라, 작품을 통해 관객과 함께 소통하며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이 바로 그것입니다. ‘신나는 예술여행’과 ‘꿈꾸는 문화열차’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문화적으로 소외된 관객을 직접 찾아가 작품과 함께 호흡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창작 초연 작품도 국내의 보다 많은 관객들과 교감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기획되었습니다.
극단 초인의 지난 작품들(기차, 선녀와 나무꾼, 특급호텔)은 연극적 움직임에 대한 고민의 과정이 빚어낸 결과물이었으며, 2010년도에 새롭게 선보이고자 하는 작품 ‘맥베스’는 탈춤을 포함한 한국적 춤동작으로 형상화되는 한국적인 움직임과 소리 등 한국의 전통적인 공연 형식을 토대로 새롭게 현대적인 무대 언어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의도에서 출발한 작품입니다. 이를 위해 저희 극단은 맥베스를 위한 워크숍 및 배우 훈련(탈춤 및 동작 훈련)을 준비해왔습니다.
그 동안 움직임 위주의 연극을 무대에 올리면서, 다양한 공간에서 관객들과 만나왔고, 이러한 새로운 도전을 통해 극단의 역량 또한 보다 강화되었다고 확신하며, 이번 공연을 통해 그 같은 역량을 발휘하고자 합니다. 지난 2008년 공연과 2009년 국내 공연을 통해 선보인 ‘특급호텔’은 위안부를 소재로 심도 있는 주제를 다룬 연극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으며 많은 외국 관객을 동원함으로써 새로운 관객 개발에도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었습니다. 올해 남미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행사로 인정받을 정도로 큰 행사인 아르헨티나 FIBA 페스티벌에 참가해 1,400여석을 수용하는 대극장에서 매진 사례를 기록해 대사극의 성공 가능성도 확인했다는 점에서 극단 초인의 작품 완성도가 보다 진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극단은 이러한 초인의 한층 강화된 역량을 다해 보다 새롭고, 한층 성숙해진 작품을 대중들에게 선보이고자 합니다. 남산예술센터의 원형 무대를 통해 극단 초인만의 새로운 무대 미학을 창출해내고자하며,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는 공연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것이 저희의 바람입니다
<기획의도>
원작 『맥베스』의 맥베스와 무명배우의 숙명적 만남
이 작품은 고전에 대한 충실한 해석을 뛰어넘어 현시대에서 ‘맥베스’란 인물이 갖는 의미에 대해 되짚어 생각해보는 작품이다. 무명배우는 맥베스를 연기하며 마치 거울 속 자신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필연적으로 찾아온 만남을 통해 배우의 몸을 빌어 등장하는 맥베스는 새로운 모습으로 무대 위에 서서 관객에게 말을 건다.
혼연일체 & 점입가경
무명배우로 등장하는 단역배우는 자신의 마지막 공연으로 셰익스피어의 위대한 비극 맥베스를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그 후, 배우는 인형과 성대모사와 춤, 노래 등 자신의 모든 재능을 엮어 일인다역으로 작품 속 인물과 화자의 위치를 오가며 실감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명배우는 마치 실제 인물이 되기라도 한듯 연기에 몰입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연기에 대한 열정인지 실제와 연기의 혼동인지, 그도 아니면 숨겨진 배우 자신의 욕망인지 구분할 수 없는 지점에서 관객들은 배우의 마지막 선택을 숨죽여 지켜보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 무명 배우가 연기하는 뒤틀린 욕망의 변주곡
이 작품은 우리 시대의 어두운 단면 속 그림자로 갇혀 있던 한 무명배우를 조명한다. 그는 선(善)이 구차하고, 초라한 가치로 전락해버린 현대 사회에서 소외된 인간 군상을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과정보다는 결과에 보다 초점이 맞춰지는 시대에서 고군분투하던 그는 맥베스를 연기하면서 점차 이 시대의 뒤틀린 욕망을 폭발적으로 분출해내기에 이른다.
<연출의도>
극단 초인은 이 작품을 통해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 『맥베스』와 그 작품 속 인물 맥베스에 대한 연민을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관점에서 그려내고자 한다. 왕을 죽이고 왕권을 찬탈한 폭력적 역사의 단면을 묘사한 이 작품을 ‘우리는 왜 끊임없이 즐기게 되는 걸까?’ 하는 고민이 이 작품을 만들게 된 근본적인 토대가 되었다. 우리는 신자유주의에 의한 무한경쟁과 발전이라는 거대한 폭주기관차가 수많은 낙오자들을 양산해내고 있는 오늘날의 어두운 현실이야말로, 위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근본적으로 제시하여 주고 있다고 보았다.
작품 속 ‘무명 배우’라는 인물은 사회의 발전이라는 커다란 흐름 속에서 볼 때, 소외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와 무대에서 항상 엑스트라일수밖에 없는 무명배우는 이 작품에서 맥베스를 연기하며 평생토록 염원했지만, 이루지 못했던 주연배우로서의 욕망을 비로소 달성하는 듯 보인다. 모든 인간이 표면적으로는 선과 이상을 추구하지만, 부조리한 현실 세계에서 이러한 도덕적 관념은 끊임 없이 도전을 받는다. 맥베스가 마녀의 예언과 아내의 부추김을 이유로 뒤틀린 욕망의 변주곡을 연주하듯, 인간은 끊임없이 수많은 유혹과 편견 속에서 자신을 시험 받는다. 무명배우는 맥베스를 연기하며 이 사회가 낳은 뒤틀린 욕망의 그림자 속에 온전히 자신을 내맡긴다.
무명 배우가 품고 있는 작품 속 맥베스에 대한 연민을 통해 우리는 오늘을 사는 이들의 숨겨진 욕망과 뜨거운 피를 가진 인간으로서 존재 가치를 새롭게 조명해 보고자 한다.
줄거리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한 사람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달려도 그는 땅을 박차고 날아오를 수가 없었다. 그는 여행을 떠난다. 끝없이 펼쳐진 황야에서 그는 반란군을 제압하고 돌아오는 스코틀랜드의 영웅 맥베스와 만난다. 맥베스는 그렇게 무명배우의 가슴 속으로 파고 든다. 그는 맥베스를 연기하면서 절실히 갈구하는 만큼 끝없는 좌절감을 맛본다. 그러나 비극적 결말을 내포하고 있는 원작 『맥베스』와 달리 이 작품의 마지막은 유쾌하다.
무명배우는 비로소 도시의 창공을 훨훨 나는 꿈을 꾸며 오랫동안 가슴 속에 품어왔던 맥베스를 끄집어낸 기쁨에 잠긴다. 평생 동안 꿈꿨지만, 도달할 수 없었던 그의 생애에 있어 최고의 쇼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무명배우는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마음 속 어딘가에 깊숙이 가두어 두었던 욕망의 실타래를 풀어내 한층 풍부하고, 다채롭게 태어난 맥베스 이야기를 새롭게 들려준다.
무명배우는 비로소 도시의 창공을 훨훨 나는 꿈을 꾸며 오랫동안 가슴 속에 품어왔던 맥베스를 끄집어낸 기쁨에 잠긴다. 평생 동안 꿈꿨지만, 도달할 수 없었던 그의 생애에 있어 최고의 쇼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무명배우는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마음 속 어딘가에 깊숙이 가두어 두었던 욕망의 실타래를 풀어내 한층 풍부하고, 다채롭게 태어난 맥베스 이야기를 새롭게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