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인간의 근원적인 결핌과 욕망을 논하다!

연극 '이날 이때 이즈음에'는 군중속의 외로운 섬이라는 '경계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던 한 인물의 실제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멸망기 백제의 왕실, 일제 강점기의 남해 부둣가 주막, 현재의 서울 외곽 연립주택 옥탑방에서 벌어지는 각기 다른 에피소드가 마치 순환구조처럼 이어진다.

불완전체로서의 인간이 가지는 근원적인 결핍과 채워지지 않는 욕망이 시대를 초월해 이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결핍과 결코 채울 수 없는 욕망 사이엔 외로움, 고독, 절망, 불안, 소외와 짙은 허무의 정서로 가득 차 있다. 작품의 인물들은 각기 다른 시대와 장소를 부유하며 비슷한 정서를 배가하고 재생산한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전개되며 그것은 되풀이 된다.

역설적이에고 이 작업은 결국 인간에 대한 연민으로 가득할 것이다.

줄거리

episode 1. 백제 멸망기
의자왕의 애첩 은고는 모든 권력을 쥐고 있음에도 결핍된 행동과 알지 못할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의자왕 또한 어머니에 대한 사랑에 결핍되어 있지만 은고가 곁에서 보살펴 주는 탓에 꿈처럼 달콤한 향락에 빠져 지낸다. 시시각각 백제의 패전소식과 함께 백제 멸망의 기운이 엄습하지만…

episode 2. 일제 강점기
한국의 최남단 남도. 장돌뱅이 남자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한 여인을 찾기 위해 전국을 떠돌아다닌다. 그는 그 여자가 나쁜남자의 꼬임에 빠져 자기를 떠났다고 생각한다. 결국 남도 어느 색주가에서 다시 만나게 되지만 그 여인은 장돌뱅이의 사랑이 부담스러워 떠났다고 말한다. 비록 몸을 팔면서 기둥서방인 남자를 따라다니지만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하면서 다시는 자기를 찾지 말라고 부탁하는데…

episode 3. 현재, 서울외곽 연립주택 옥탑방
사내는 자신이 살인죄로 복역했던 전과자임을 숨기고 한 여인과 결혼한다. 철저히 외부와 단절하고 폐쇄된 채로 살아가는데 아내만은 잃지 않으려 전전긍긍한다. 아내는 섬 출신의 여자로 사람들과의 만남에 결핍되어 있다. 처음으로 남편의 친구가 찾아와 반갑게 맞아주고 남편에 대한 모든 것을 듣고 싶어 대화를 나누려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