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외면받고 소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

 연좌제라는 것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 아빠의 죄를 대물림해서 자식에게 죄를 물었던 실로 어이없는 제도였다. 1894년 이후, 공식적으로는 폐지되었다지만 암묵적인 연좌제는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 암묵적인 연좌제의 프레임도 모자라 인간이기를 포기한 혈육의 복수마저 감당해야 하는 모녀가 있다. 국가의 어설픈 개입으로 다행스럽게 이별(?) 했었지만 국가의 방임으로 또 다시 조우하게 되어 버린 혈육의 등장은 모녀에게 두려움과 공포를 넘어서 한 발 재껴 디딜 수 없는 낭떠러지 끝으로 내몰리는 극한의 상황이 되어 버린다. 국가마저 뒤로 물러 서버린 채 그 극한의 상황에 오롯이 남겨진 모녀에게 과연 선택지가 있었을까?

줄거리

도촌에서 엄마(미용)와 함께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딸 해원.
미용실 옆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드나드는 도촌슈퍼가 운영 중이고, 해원과 미용은 이웃들과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모녀다. 하지만 사실 해원은 어릴 적 엄마와 자신을 폭행하고, 자신을 성폭행한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평소와 같던 어느 날 14년 형을 받아 아직 복역 중이라고 생각했던 아버지(광수)가 도촌에 나타났다는 소문이 들리고, 결국 해원과 미용은 광수와 맞닥뜨리게 된다. 알고 보니 모범수로 가석방되었다는 광수. 그러나 그렇게 출소한 광수에게 반성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두 모녀에게 복수하려는 모습만 보여줄 뿐이다.
 답답한 모습을 보이는 미용과 싸우게 되는 해원. 설상가상 마을 사람들의 오해를 받으며 점점 설 곳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광수가 미용을 폭행하는 모습을 목격한 어느 날,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르고 마는데…

캐릭터

미용 | (52, 여) 미용실 운영 / 숫기 없고, 착하다.

해원 | (31, 여) 미용 디자이너 / 까칠하고, 날카롭다.

광수 | (53, 남) 무직, 전과 11범 / 난폭하고, 비열하다.

진숙 | (48, 여) 도촌슈퍼 안주인 / 넉넉하고, 푸근하다.

만수 | (47, 남) 도촌슈퍼 주인 / 잘 삐치지만 사람 좋다.

오식 | (38, 남) 노가다 / 눈물 많고, 착하다.

만식 | (55, 남) 대학교수 / 철학적이고, 냉소적이다.

미숙 | (38, 여) 티켓다방 레지 / 입이 걸지만 속정이 깊고, 철학적이다.

말순 | (38, 여) 양품점 주인 / 꾸미기 좋아하고, 내숭 많고, 억척스럽다.

영만 | (36, 남) 고시준비생 / 어리바리하고, 겁이 많다.

상덕 | (34, 남) 은행원 / 순정남이지만 비겁하다.

철수 | (32, 남) 약장수 . 발발 세고, 오지랖이 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