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시간을 칠하는 사람>은 2018 ACC 창작스토리개발사업 '광주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시나리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시간을 짓는 건축가'(송재영(作)를 모티브로 제작되었으며, 3년여 간의 제작과정을 거쳐 2020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공연에 이어 2021년부터 3년째 ACC 창제작 레퍼토리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전남도청 벽을 하얗게 칠하던 노인 김영식의 기억을 따라 전개되는 공연은 흰 칠로 지워야만 하는 아버지와 형형색색으로 그려야만 했던 아들의 시간을 통해 비극적인 현대 역사 속에서 평범한 개인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작품은 극장이라는 공간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이야기의 중요한 요소로 활용한다. 관객들은 배우들의 힘으로 극의 시,공간을 이동시키는 이동형 객석에 앉아 극장을 여행하듯 이동하며 작품을 관람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제작은 연출 및 무대디자인에 2018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BEST 3’ 선정 및 2017 대한민국 연극대상 ‘대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한 윤시중 연출이 참여하였으며, 2020년 오늘의 극작가상을 수상하고, <해무>, <하나코> 등 사회성 짙은 작품에서 묵직한 목소리를 낸 김민정 작가와 <그때, 변홍례>, <위대한 놀이> 등 개성 있는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는 극단 하땅세가 함께했다.

줄거리

시간이라는 벽에 붓질을 하는 사람
전남도청의 철거를 앞두고 철거장비와 공사장 인부가 모여든 아침.
도청의 외벽이 부스러질 생각을 하면 견딜 수 없는 노인 김영식.
흰 붓질을 하면 아내 명심이 웃고,
또 한 번 붓질을 하면 아들 혁이 웃는다.
영식은 지워야만 했고, 혁이는 그려야만 했던 시간들…
벽돌 한 장 한 장에 담긴 기억의 조각들을 이어 붙인다.
시간이라는 벽에 붓질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