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감성적인 중년은 남녀 불문하고 그를 `가을교주`로 기꺼이 섬긴다. 하지만 그는 팬과 일정한 거리를 둔다. 팬은 `소유해선 안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적당한 거리가 지속적 감동의 원천이라고 보는 탓이다. 그래서 자신을 `오빠`로 불러주는 것도, 공격적으로 챙겨주는 것도 거북스럽단다. 고집 때문인지 음악인생 40년 동안 나이트클럽 무대에 서지 않았다. 그는 그런 자신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단다. 그는 딱히 매니저도 없다. 전속 기획사도 없다. 늘 프리랜서 뮤지션. 그럼 그도 고생할 수 밖에 없다. 그대로 불안하지 않다. 그렇게 살면 하늘이 자기를 굶어죽지 않게 해줄거란 확신 때문일까. 발표하는 곡들마다 크게 사랑을 받고 음악성 있는 가수로 인정받았던 그는 번잡스러운게 싫고 개인적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는 이유로 도시를 떠나 경북 청도로 향했다. 뮤지션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씻을 수 없는 실수로 했던 지난날이 도시를 떠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