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우리나라 처녀귀신 이야기의 가장 기본격이라고 할 수 있는 고전 소설 ‘장화홍련전’과, 죽은자들의 한을 풀어주는 여신인 ‘바리데기 설화’를 결합해 가정에서 외면당한 딸의 이야기를 서양의 콘서트와 동양의 씻김굿의 형태를 활용한 뮤지컬 콘텐츠로 제작하였다. 

“우리 사회는 약자가 죽은 뒤에야 문제가 인식되고 집중되는 일이 너무나 많다.” 

어쩔 수 없는 사고였으며,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고통과 질병이라며 우리는 간혹 비운의 죽음을 설명한다. 하지만 아동 학대 피해자, 의료 사각지대에서 죽어간 사람들,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던 곳에서 죽어간 노동자, 최소한의 삶을 위한 복지마저 보장받지 못해 죽은 사람들도 ‘비운의 죽음’일까? 이 작품은 사회적 약자를 주인공 ‘홍련’에 빗대어 약자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통찰과, 죽은 영혼들이 심판을 받는 천도법정이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재판’이라는 형식을 빌려 안타까운 피해자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냈다. <홍련>은 단지 설화가 아닌 동시대 현실에 대한 이야기이고, 우리 스스로를 향한 이야기이다.

줄거리

죽은 영혼들이 모여 심판을 받는 곳, 저승 천도정. 
이 곳에 한 소녀의 영혼이 끌려온다.

그녀는 <장화홍련전>의 홍련으로 아버지를 살해하고 동생을 해쳤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홍련’은 자신이 두 사람을 해친 것은 맞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하늘을 대신해 단죄한 것이니 아무 죄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건을 이야기하는 ‘홍련’의 말은 조금씩 모순되어 있다.

이에 천도정의 주인인 저승신 바리공주는 차사 ‘강림’과 함께 
홍련의 진짜 죄는 무엇인지 재판을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