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현대사회는 자본주의라는 틀 속에서 자유로워 보이지만, 삶의 필요한 수단이어야 할 자본은 점점 삶의 주체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생계를 이어 나가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자신의 꿈을 재물로 바치고, 사회적 지위, 호칭 등으로 불리며 점차 자신의 이름과 존재감을 잃어간다.

언네임드는 그런 자신을 잃은 즉, 이름을 잃어가는 인생을 대표한다.
꿈을 품은 여인 최미정은 ‘아내’ 혹은 ‘엄마’로 자신의 이름은 잊혀지다 못해 잃어가고 있다.

이 극을 통해 단순히 이름을 잃어가는 현대사회의 엄마만을 위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린 소중하고 가까운 사람일 수록 항상 옆에 있을 거란 착각을 한다. 따라서 ‘존재감에 대한 상실’에 대해 거듭 인지하고, 그저 역할에만 충실하게 만든 사회를 되돌아보기 위해, 나와 내 주위를 한 번 살펴보는 시간을 갖기 원한다.

엄마로서 아닌 꿈 많은 무대 위에 아름다운 발레리나로...

캐릭터

엄마/최미정 | (1974년생, 42세)
사업에 성공하신 부모님 덕에 부족함 없이 자란 미정. 8세 때 시작하게 된 발레에 재능을 보였고 부모님의 지원을 받으며 발레를 계속했다. 그렇게 대학 또한 발레로 진학하게 되는데 대학 진학 후 부모님들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등록금은 장학금으로 생활비는 알바로 벌어가며 전보다 힘든 학교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같은 대학에 다니던 김태준이 미정의 그런 모습을 보게 됐고 그 후 지속되는 김태준의 적극적인 대시에 연인 관계가 되었고 2년 후, 결혼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결혼 1년도 되지 않았을 때 IMF가 터지면서 발레를 쉬게 되었고 다니던 회사를 살려내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남편의 옆에서 묵묵히 힘이 돼 주었다. 그렇게 서로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해준 덕에 안정기를 찾았고 발레를 다시 시작하려던 미정에게 덜컥 민지가 생겨버리고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발레를 그만둬 버리게 되었고 그렇게 민지엄마라는 사람만이 남게 되었다.

아빠/김태준 | (1972년생, 44세)
한 자동차 회사의 부장. 대학 시절 같은 대학에 다니고 있던 미정을 보고 반해 대시를 하였고, 결국 미정의 마음을 얻어 내 연애 후 결혼까지 골인한다. 하지만 결혼 2년 뒤 취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 IMF가 터져버렸고, 당시 돈을 벌고 있는 건 자신뿐이었기에 가정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회사 일에 매진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미정에게 소홀해진다. 미정은 남편의 내조를 위해 발레를 쉬게 되었고, 가정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는 자신을 위한 미정의 내조가 당연해져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한 적 없다. 그러다 IMF가 터진 지 2년이 지났을 때 약간의 안정을 찾게 된 미정과 태준 사이에서 아이가 생겼고, 이에 미정에게 돈은 자기가 벌어올 테니 이제 집에서 편하게 아이 보면서 쉬라는 말을 한다. 태준은 미정이 발레에 대한 욕망이 아직도 남아있는 줄은 모르고 있다.

딸/김민지 | (1999년생, 17세)
전업주부 엄마 최미정과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아빠 김태준 밑에서 태어난 외동딸. 최근 사춘기에 들어섰다. 교우관계는 원활한 편이다. 말만 하면 뭐든 다 허락해주는 엄마와 일하느라 자신에게 관심 없는 아빠 사이에서 유일한 도피처는 친구들이기에 항상 늦은 시간에 귀가한다. 아빠도 엄마를 은근히 무시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항상 집에만 있으며 의욕 없고 힘없이 대답하는 엄마가 더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