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근대 이후 산업재해로 손실된 노동자의 몸, 그들의 폐기된 육신을 상상한다!
말끔하게 정리된 듯한 이 세계에 지속적으로 쌓여가는 고통의 흔적. 
그 침묵당한 목소리를 극장 안으로 소환, 그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새로운 몸, ‘괴물B’의 탄생
오늘, 세계는 거대한 쓰레기장이다. 산업화와 자본주의의 발달로 일부 인간은 부유해졌다. 그러나 그 댓가는 폐기물로 남았고, 사물뿐 아니라 산업화 과정에서 유실된 노동하는 몸의 조각들도 거기 섞여 있다. ‘괴물B’는 유실되고 버려진 몸, 노동으로 고통받은 몸의 조각들이 결합돼 만들어진 하나의 새로운 종(種)이다. 

B의 몸 각 부분은 하나의 시간, 하나의 기억, 계속되는 현재
‘괴물B’의 몸은 한국의 산업화 및 자본주의 역사에 관한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기계에 끼여 잘려나간 누군가의 팔과 다리, 공장 화재로 타버린 누군가의 젖가슴, 누군가의 폐와 간... B는 이들 육신의 파편들로 인해 존재하며, 각 파편들이 담고 있는 고통의 시간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라진 과거들이 B의 현재를 이룬다. 

B의 현재는 고통의 반복,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다 
몸의 각 부분이 사고의 순간을 상기하며 고통스러워할 때마다 B는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린다. 그를 이루는 몸의 실제 주인들은 늙어서, 기억을 잃어서, 혹은 기억이 희미해져서 고통의 순간으로부터 멀어졌지만 B를 조직하는 몸들은 오직 그 고통의 순간 속에서만 존재한다. 
 

줄거리

특별한 몸을 가진 B는 자신의 몸이 시작된 어느 폐공장에 짐을 푼다. 배달 일을 하는 연아는 일이 없을 때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B와 폐공장을 공유한다. 자신의 정체를 모르는 연아에게 B는 사람 찾는 일을 부탁한다. B가 찾는 인물은 세 명, 그녀는 수고비를 받고 그 중 한 사람을 찾아나선다. 그를 찾는 과정에서 연아는 B가 세 명의 인물을 절실하게 찾는 이유와 어릴 적 사라진 아빠의 실체에 서서히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