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스프레이>는 맛깔나게 어두우면서도 유혹과 풍자로 가득 찬 연극이다. 백화점 숙녀화 매장의 매니저로 일하는 아주 평범한 남자의 이야기지만 소통 부재, 경쟁 과열의 현대사회를 배경으로 인간의 숨겨진 본성, 유혹과 억압의 주제를 실로 통쾌하게 그려낸 다이내믹한 작품이다.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의 어느 날, 실수로 남의 택배를 열었을 때, 모든 것이 변한다. 도둑질, 시끄러운 옆집 고양이의 불가사의한 죽음, 살인 그리고 옆집 여자의 자살까지. 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동안 주인공은 도덕적 양심과 도망치고 싶은 회피욕망 사이에 갇힌다. 혁신적으로 디자인된 이동하는 세트, 극도로 잘 연습 된 배우들의 움직임. 마임과 캐리커쳐, 이동하는 세트에 정확하게 맺히는 세련된 영상디자인. 지친 현대 도시민의 삶을 풍자적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일인 가구가 점점 많아지는 현대사회에서 외로움에 대한 하나의 묵상이다.

줄거리

옆집 고양이 울음소리에 밤새 잠을 설친 709호 남자는 실수로 109호 택배를 집어온다. 남의 택배를 뜯는 순간 짜릿한 쾌감을 느낀 남자는 이후 의도적으로 남의 택배를 집어 오기 시작한다. 옆집 고양이 울음소리와 새벽에 귀가하는 옆집 여자의 소음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은 계속된다. 하지만 남자의 항의는 인터폰 너머 옆집 여자의 무례한 반응으로 번번이 묵살 된다. 지속적으로 택배를 훔치던 어느 날, 드디어 남자는 옆집 택배를 발견한다. 복수심이 발동한 남자는 옆집 여자의 택배를 훔쳐오는데, 택배 상자에 담긴 건 옆집 고양이의 시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