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극은 살과 뼈, 각각의 독백으로 시작하며 이어진다. 그 위로 서술자의 안내가 한꺼풀 얹어지는 식이다. 우리는 도시의 길거리와 무대 위를 배회하는 둘, 그리고 그 둘을 시처럼 읊는 서술자의 고백을 통해 이 시대의 사랑과 위로를 재조명한다. 독백과 같은 움직임, 움직임과 같은 독백. 낭독 공연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행위로 하여금 시각적인 연대를 자아내며 시詩적인 텍스트가 향유할 수 있는 극단을 모색한다. 비선형의 스펙트럼 속에서 언어라는 매개가 유형의 실체로 탄생하는 순간을 무대 위에서 재현해 보고자 한다.

줄거리

여기,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있다. 죽은 어미를 뒤로하고 도시를 배회하던 ‘살’, 꼭 뼈를 닮은 철도에서부터 살아온 ‘뼈’. 난 곳도, 자란 곳도 다른 둘이지만 이 둘은 곧 누구보다도 가까운 사이가 된다. 살은 뼈를 모으고, 뼈는 살을 찾아다닌다. 마치, 다시는 ‘그 누구도’ 잃어버리지 않을 것처럼. 그러나 차가운 도시 속 죽음의 그림자는 예외 없이 드리우는 법이다. 이들의 사랑과 위로는 영원할 수 있을까. 길과 가족을 잃은 그들의 역설 속에서, 수집과 축적이 대물림처럼 이어진다.

캐릭터

| 늙은 고양이. 침착하고 조심스럽지만 지혜롭다.

| 어린 고양이. 당차고 무모하지만 용감하다.

서술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