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다양한 상상력과 새로운 가능성이 펼쳐지는 창작 무대,
창작핵심기지로 거듭나는 국립정동극장_세실


누구나 지원 가능한 열린 공모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작품이 관객과 만나는 〈창작ing-Stage on〉
2023 ‘창작ing’ 아홉 번째 작품, 〈키리에〉

독일 검은 숲, 죽으러 온 사람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바로 그 숲.
죽은 천재건축가의 영혼이 깃든 이곳에 찾아온
삶으로부터 내몰리고 한없이 약해진 개인들.
그들이 타인을 통해 기적처럼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이야기, 〈키리에〉

사랑에 대한 이야기
카톨릭이나 성공회의 미사곡으로 ‘자비’. 즉, 종교적인 사랑을 의미하는 ‘키리에’.
연극 〈키리에〉는 종교적인 사랑을 넘어서, 인간과 인간 사이 발생할 수 있는 큰 사랑,
취약한 개인들이 서로 연결되고 살아갈 힘을 발휘하게 만드는 큰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삶으로부터 추방되고 내몰린 자들의 이야기
죽어서 집이 된 천재 건축가, 아픈 남편을 돌보는 전직 무용수,
죽은 반려견의 고향을 찾아 떠난 소설가, 종교적인 집안에서 태어나 희생만을 배운 성직자,
스스로를 학대하는 교직원.
〈키리에〉는 한없이 약해진 이들이 타인을 통해 기적처럼 삶을 다시 바라보는 이야기다.

줄거리

독일의 검은 숲. 죽으러 온 사람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바로 그 숲. 근처에 집 하나가 있다. 천재한국인 여성 건축가가 기존의 집을 허물어 다시 설계하고 지은 집이다. 건축가는 30대의 이른 나이에 과로사하고, 그의 영혼이 그가 설계한 이 집에 깃든다. 그의 영혼은 외로운 집에 25년 동안 갇혀서 끝없이 과거의 부족한 기억들을 형벌처럼 곱씹고 있다. 비가 내리는 봄, 엠마라는 60대 한인 무용수가 근육이 굳어가는 전직 무용수 남편과 함께 그 집에 쳐들어온다. 평생 남편의 병간호를 하며 살던 엠마가 남편의 죽음을 연습하기 위해, 혹은 유예하기 위해 외딴 마을에 있는 건축가의 집을 사서 남편과 함께 떠나왔다. 엠마는 이 집을 스스로 죽으러 가는 사람들이 결단의 순간까지 머무를 수 있는 여관으로 만든다. 엠마는 방치된 집을 돌보기 시작하며 새로운 일상을 살아간다. 엠마의 여관으로 이른 죽음을 결정한 사람들이 찾아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