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연출의 말]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우리나라에서 일찍이 소설가로 자리를 잡은 작가이다. 90년대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놀러갔을 때 서재에서 소설 [개미]를 만났던 기억이 있다. “왜 이
작가는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까?” 고민해 보면, 규격과 규칙 그리고
통제와 절차 순종의 흐름에 익숙했던 국민들에게 약간의 판타지 약간의 상상과 망상이라는
자유를 거침없이 선물한 작가의 재치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그의 최초 희곡 [인간]이
국내에 들어왔을 때 나는 설레면서도 궁금했다. “이미 소설가로 자리를 잡은 그가 희곡도
잘 쓰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스레 국내 희곡 작가들이 염려되었다.
2010년 처음 인간을 읽고, “매우 기발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땐 그랬다. 하지만 현재
2024년은, 유튜브,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 등을 통해 엄청난 공상과학 컨텐츠들의
향연이 진행 중이다. 지금 이 시대에 [인간]이라는 공연예술이 청중들에게 무엇을 선물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것은 매체와 다른 연극만이 보여줄 수 있는 배우들의 원초적 인간
자체의 향기, 그 아름다움, 그 영혼, 그 언어이리라. 더불어 작가가 소설이 아닌 희곡을
선택했던 이유 역시 뜨거운 인간과 인간의 교감, 에고이스트들이 즐비한 벽을 허물고,
진정한 소통의 그림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본다.
연극 [인간]을 통해 인간의 잃어버린 원형의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고 매일 매 순간 무대를 위해 집요한 연습과 헌신을 해주셨던 두
배우님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작가소개]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다.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고 국립 연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평론을 발표해 오다가, 드디어 1991년
120여 차례 개작을 거친 [개미]를 출간,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주목받는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다. 이후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영계 탐사단을 소재로 한
[타나토노트] 독특한 개성으로 세계를 빚어내는 신들의 이야기 [신], 제 2의 지구를 찾아 떠난
인류의 모험 [파피용], 웃음의 의미를 미스터리 형식으로 풀어낸 [웃음] 새로운 시각, 기발한
상상력이 빛나는 단편집 [나무], 사고를 전복시키는 놀라운 지식의 향연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등 수많은 세계적 베스트셀러를 써냈다.
그의 작품은 35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2천 3백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2016년 조사에서는
한국에서 지난 10년간 가장 사랑받은 소설가로 뽑히기도 했다.

줄거리

[인간]은 프랑스에서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면서 30만 부 이상 팔린 작품으로,
우주의 어느 행성의 유리 감옥에 갇힌 한 남자와 한 여자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경이와
서스펜스로 가득 찬 2인극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처음 시도한 희곡이지만, 희곡의 통상적인 형식을 따르지 않는, 소설과

희곡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형식의 글이며, 그의 모든 작품에서 드러나는 [다르게
생각하기]가 색다른 변주로 나타나고 있는 수작이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연극 무대에 올라 처음 막을 올린 뒤로 연일 객석이 가득 차는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 작품은, 그의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특유의 유머를 곁들인 친근한 어조로
우리를 환상과 사색의 공간으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