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가늠할 수 없는 슬픔이 가득한 장례식장에서 마주하는 둘.
떠난 이의 흔적을 바라보는 눈이 텅 비어버린 여자와
그 사이, 성큼 다가와 조금은 요란스럽게 자리한 반짝이는 은의 혀를 가진 여자.
유쾌하지 않은 만남 속 보이지 않는 선을 두고 있던 둘이지만 각자의 틈을 마주한 순간,
그들 사이의 경계선은 점차 흐릿해지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누가 무슨 관계냐고 물으면 그래요. 서로 폐 끼치는 관계라고.”

줄거리

은수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같은 장례식장에 조문하러 간다.
은수가 갈 때마다 마주치는 오지랖 넓은 상조 도우미 정은.
정은은 은수가 아들의 장례를 치를 때 왔던 상조 도우미다.
은수는 피하려고 하지만 정은은 어느새 다가온다.
말을 걸고,
밥을 권하고,
술을 건네고 마주 앉는다.
은수는 점점 정은이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어느 날 정은은 밑도 끝도 없이
자신은 반짝이는 ‘은의 혀’를 가졌다고 허랑한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