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화전가에 담긴 주제 의식은 한마디로 '인생은 꽃처럼 고진감래하여 피어나지만 몇 일
찬란하다가 덧없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일제강점기에도, 해방기에 마저도
고초를 겪은 집안이 화전놀이를 한다지만 이내 드리운 전쟁의 먹구름에 불안하다. 즐겁게 혹은
울며 이야기하며 밤을 새고 화전놀이도 가지만 찰나의 기쁨일 뿐이다. 이 연극은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처럼 인생의 덧없음과 허망함이 앞뒤에 배치되어 있다. 꽃은 피기까지 곤충과 궂은
날씨에 갖은 고난을 겪으며 간신히 피어나지만 이 꽃마저 몇일 가지 않아 시든 채
사라져버린다. 그럼에도 나는 이 연극을 쓴 이가 작품의 끝을 비극적으로 쓰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이 연극에서 희망이 있다는 건 꽃이 열매를 맺고 씨앗을 남기듯이 이 집안에서 그
역할을 하는 봉아라는 인물이 이 집안의 사람들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존재로 남았기 때문이다.
봉아로 인해 이들의 이야기는 생명력을 이어가 우리들 앞에 전해진다.

줄거리

1945년 5월, 환갑을 맞이한 김씨.
독립운동가 남편은 온데간데 소식이 없고
둘 있는 아들 중 하나는 고문 후유증으로 앞서 보냈으며
남은 하나는 좌익으로 몰려 옥에 갇혀 있다.
외부적으로 38선의 군사적 충돌이 잦아지고
내부적으로 좌우 대립이 극심해지는 흉흉한 시국에
환갑상을 받고 싶지 않은 김씨의 의중과 달리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금실, 박실, 봉아와 홍다리댁 덕분에 집안은 떠들썩해지는 분위기다.
기왕에 하는 잔치, 집 안에서 하지 말고 화전놀이를 가자는 누군가의 제안에
집안 여인들은 어리둥절해하지만 흔쾌히 동의하며 분주히 준비하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