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연극 <만복사기>는 조선 시대 문인 매월당 김시습의 [금오신화] 중 소설 <만복사저포기>를 각색하여 무대화한 공연이다. <만복사저포기>에 내재된 작가의 문학 세계를 바탕으로, 현대 사회에 만연한 ‘소외된 세상’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소외된 인간’의 모습을 탐구한다. 그리고 극 중 인물이 삶을 부정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태도가 ‘사랑’을 통하여 극복할 가능성이 있음을 표현하고자 하며, 그 ‘사랑’을 상실하였다고 해서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비관할 필요도, 낙관할 필요도 없음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이를 객석에서 바라본 젊은 세대를 비롯한 현대인들이 자발적으로 그 의미를 나누고, 각자 삶을 돌아보기를 기대한다.

줄거리

쇠퇴한 만복사에서 외롭게 지내는 양평은 유튜브로 타로 점을 들으며 자위를 하는 도중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질 것이다’라는 점괘를 듣고 기뻐한다. 양평은 곧장 마당으로 뛰쳐나와 부처에게 내기를 건다. 자신이 이기면 예쁜 짝을 달라고 선포한 뒤 주사위 던지기를 하고 내기에서 이긴다. 도로 방에 들어가보니 웬 여자(상강)가 들어와 있었고, 그녀를 내쫓으려다 시비가 붙지만 그녀 역시 자신의 짝을 구하기 위해 발원하러 온 자임을 알고 서로 사랑에 빠진다. 얼마 뒤 상강은 본래 귀신이었기에 한이 풀려 저승으로 떠난다. 슬픔과 절망에 빠져 오랜 시간을 칩거하는 양평에게 그의 내면 세계로 장경이 찾아온다. 장경은 방 밖으로 나가 세상과 소통하기를 호소하며 양평이 방바닥에 숨겨놓은 상강의 분신을 부수려 한다. 

캐릭터

양평(남자) | 만복사의 작은 방에서 지내는 절 관리자. 일찍이 부모님과 이별하였고 혼자 지낸 시간이 길다.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 미신과 종교적 환상에 집착한다.

상강(여자) | 자살하였으나 사랑에 대한 갈망이 한이 되어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현실 세계를 떠돈다. 전국 각지의 절을 떠돌며 자신의 짝을 찾을 있게 기도한다.

장경 | 양평의 내면의 한 부분이자 조력자. 양평이 절망에 빠졌을 때 도움을 주기 위해 찾아온다. 장난스러워 보이나,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성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