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아무래도 전설이 될 것 같은 그녀들
미미시스터즈


선글라스와 두터운 메이크업, 그리고 앙 다문 입술로 특징지어지는 정체불명의 여성 2인조.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에 안무 겸 코러스로 참여하면서 음악 활동을 시작하기 전까지의 경력은 베일에 싸여 있다. 인조인간이라는 설부터 외계인이라는 설, 사실은 그냥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는 설까지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으나 어느 순간 ‘알아서 뭣하나’는 허무함으로 흐지부지해진 바람에 아직까지도 명확한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2008년 이래 독특한 안무와 특별한 카리스마에 바탕을 둔 이른바 ‘저렴한 신비주의’를 컨셉트로 장기하와 얼굴들이 한국 대중음악의 새로운 현상으로 자리잡는데 기여한 그녀들은 2010년 독립을 선언, 독자적인 음악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각종 우려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제대로 된 음악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을 거듭한 끝에 ‘거장’ 김창완을 비롯하여 하세가와 요헤이, 서울전자음악단, 로다운30, 크라잉넛 등의 대단한 음악인들의 동참을 이끌어냈고, 이들의 지원과 함께 자신들의 새 밴드 ‘미미랑 미남미녀’를 대동하고 첫 번째 음반, <미안하지만… 이건 전설이 될 거야>를 발매하기에 이르렀다.


붕가붕가레코드 창립 6주년 기념
미미시스터즈 첫 단독 공연
“미안하지만…… 이건 전설이 될 거야”

크라잉넛과 로다운30, 서울전자음악단, 그리고 ‘거장’ 김창완까지. 이름만 늘어놓고 봐도 한국 대중음악의 고금을 관통하는 실로 굉장한 라인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라인업의 중심에 있는 이름이다. 미미시스터즈. 그렇다. 섹시하고 신비하고 귀엽고 묘한 매력과 카리스마로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 놓는데 기여했던 바로 그녀들인 것이다.

5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미미시스터즈가 장기하와 얼굴들에서 나와 독자적인 음악 활동을 할 것이라 선언했을 때만 해도 주위엔 온통 부정적인 의견투성이였다. 말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은 그녀들이 과연 노래는 할 수 있을 것인가, 여성 아이돌 열풍에 변태적으로 편승한 제작사의 상술이 아닌가, 혹은 선배들한테 인사나 잘 해라 등등. “미미님들이 뭘 하던 우리는 당신 편”이라는 일부 신도들을 제외하면 심지어 관계자들마저 그녀들의 활동에 회의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보디가드 없이는 함부로 어디 가지 않는다던, 간혹 추리닝을 입고 서민 체험을 즐긴다는 이전의 귀족적 모습은 간데 없었다. 그 동안 그녀들은 실로 뼈를 깎는 듯한 노력을 했다. 모두 제대로 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그녀들의 의지에 동감, 프로듀서인 하세가와 요헤이(김창완 밴드)를 필두로 대단한 음악인들이 차례로 작업에 참여했다. 크라잉넛, 로다운30, 서울전자음악단 등 펑크, 블루스, 사이키델릭록 분야에서 가히 최고라 할 수 있는 음악인들이 자신들이 가장 잘 하는 음악을 미미와 협연했다. 신중현과 김창완, 두 거장은 당신들의 곡을 리메이크하는 것을 흔쾌히 승낙해주셨다. 그리고 하세가와 요헤이(기타)를 중심으로 유선화(드럼, 삼청교육대)와 도은호(베이스, 메리고라운드)로 결성된 미미시스터즈의 새 밴드 ‘미미랑 미남미녀들’의 활약도 상당했다. 미미시스터즈는? 멜로디를 만들고 노랫말을 짓고 노래를 불렀다.

그렇게 5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지금, 창립 6주년을 맞이한 붕가붕가레코드가 자랑스럽게 소개한다. 미미시스터즈의 첫 단독 공연 “미안하지만…… 이건 전설이 될 거야”

3월 초로 다가온 동명의 첫 앨범의 발매를 앞두고 그 면모를 처음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일단 앨범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이 모두 등장, 미미시스터즈와 협연을 한다. 평소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아티스트들이다 보니 아마도 앞으로 보기 드문 기회가 될 듯. 장기하와 얼굴들에서는 리더 장기하와 건반 주자 이종민이 오프닝 액트로 참여, 그녀들의 독립을 축하해주는 훈훈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주인공인 ‘미미랑 미남미녀들’의 무대. 오랜 기간에 걸쳐 준비한 화려한 무대가 음악에 곁들여 펼쳐질 예정이다.

미미시스터즈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 그것을 지칭하는 기획팀 내부의 코드네임은 ‘미라클 동맹.’ 미미시스터즈가 자신들의 음반을 내는 것은 애당초 신의 도움이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일, 즉 기적이라 생각했기에 붙인 이름이었다. 하지만 음반을 만들고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알게 되었다. 이제 곧 여러분 앞에 선보일 미미시스터즈의 음악을 만든 것은 신의 가호가 아니라 그녀들과 여러 음악인들의 능력과 의지였다. 요컨대 이건 기적이 아니다. 이건 전설이다. 아마도 그렇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