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연극 ‘공명 사회’는 두 사람의 심판대이다. 서로의 야망과 목적을 숨기고, 대의를 포장한
대화를 두 사람이 나눈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이들의 대화는 지진이 일어난 도시에 걸맞지
않게 차분하다. 이들의 편안한 대화를 언밸런스한 무대와 장치로 균형을 표현하고자 한다.
단순히 대사의 긴장감이 아닌 서로의 거리와 균형이 긴장감을 더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세트 디자인을 통해 인간의 감정과 그들의 균형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그로 인해 몰입도 높은
연극이 될 것이다.

줄거리

‘서울 지진’ 발생 이틀 후, 시장은 교수의 연구실을 불시에 방문한다. 시장은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언론 인터뷰를 부탁하려고 교수를 찾아온 것이라고 설명한다. 두 사람은 과거
재개발 심의위원회에서 만난 인연이 있었다. 교수는 수도권 지진 발생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내진 설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은 해당 주장을 인용하면서 재개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서울 지진’ 발생으로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했지만 시장의 지역구는
예외였다. 언론은 시장이 재개발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다고 호평했다. 두 사람은
과거 재개발 심의위원회에 대한 짧은 대화를 나눈다. 시장은 교수에게 감사를 표한다. 교수는
학자로서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대답한다. 시장은 교수에게 본론을 꺼내놓는다. 자신과 같은
배를 타보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언론 인터뷰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달라는 요청이다.
교수는 시장의 말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과학적 사실에는 누군가에게 유리한 방향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시장에게는 교수를 설득할 묘수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