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이 짬뽕 한 그릇 때문에 일어났다?!
웃음 뒤에 남는 코끝 찡한 감동... 화.해.
연극<짬뽕>은 지난 30년간 처절하고, 진중하게만 다뤄졌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짬뽕'한 그릇 때문에 일어났다는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즐겁고 발랄하게 접근하고 있다.
픽션과 논픽션의 절묘한 조화로 만들어진 이 황당한 해프닝은, 깊은 곳을 자극하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슬픔을 원망과 미움으로 가두지 않고, 웃음으로 꺼내 보이며 또 다른방식의 화해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가슴 아프고 슬픈 상처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도 관객으로 하여금 내일에 대한 희망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에너지를 간직하게 한다.

심각한 사건을 무겁지 않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다
광주 민주화 운동이라는 쉽지 않은 소재를 잘 꾸며진 무대에 탄탄한 대본, 그리고 진지한 연기에 치밀한 연출로 구성한 연극 <짬뽕>은 한 중국집 종업원이 벌이는 해프닝을 통해 역사의 진실과 인간 삶의 본질에 날카롭게 접근한다.
익살과 과장을 통한 해석으로 관객들을 한껏 즐겁게 하지만, 대미에서의 역전과 에필로그의 진실함이 콧날을 시큰하게 한다.

가족과 일상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다.
소박한 행복을 꿈꾸는 평범한 소시민들의 이야기
연극 <짬뽕>은 함께 부대끼는 사람들과의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고 마음 속에 소박한 꿈을 키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에게 일어난 비극적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다.
무슨 영문인지도 모른채 거대한 사건 앞에 내동댕이쳐진 그들은 그저 악착같이 일해서 돈을 모으고, 결혼해서 평범한 가정을 꾸려가고 싶은 소박한 꿈을 키우면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았을 뿐인 소시민들이다.
꿈을 쫒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여러 가지 재로를 갖추어 영양가가 풍부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입맛을 돋구는 서민들의 음식 '짬뽕'한 그릇과도 닮아 있다.

줄거리

1980년 5월 17일 저녁
내일의 소풍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들떠있는 춘래원 식구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소풍 갈 줄비를 하려는데, 늦은 시간임에도 주문 전화가 온다. 악착같은 돈을 벌려는 주인 신작로는 일을 끝내고 고고장에 놀러가려는 배달원 만식에게 탕수육과 짜장, 짬뽕을 배달하게 한다. 고고장에 갈 야릇한 복장을 한 채 하기 싫은 배달을 나간 만식은 잠복근무 중인 군인 두 명에게 검문을 당하게 되는데, 군인들은 배가 고프다며 만식에게 배달 가던 음식을 달라고 요구한다. 만식이 돈을 안받고는 못 준다고 버티자 군인들은 국가의 명령을 무시한다며 만식을 빨갱이로 몰아세운다.
만식과 군인들이 티격태격 몸싸움을 벌이던 중 일병이 철가방에 부딪혀 머리를 다치고 만식이 던진 철가방에 놀란 이병의 총이 발사된다. 겁에 질린 만식은 줄행랑을 친다.

중국집으로 도망 온 만식이 춘래원 식구들에게 방금 전의 일을 이야기하지만 춘래원 식구들은 만식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러던 중 TV를 틀자, 관주 지역에 출현한 톡도들이 중국집 배달통까지 동원하여 국군을 공격하는 바람에 국군들이 부상을 당했다는 뉴스 속보가 보도된다. 갈수록 상황은 점점 더 악회되어 가고, 춘래원 식구들은 자신들 때문에 밖의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