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연극계 최고의 화제작 『마라,사드』를 기억하는 연극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 우리 시대 최고의 연출 ‘박근형’과 서울시극단이 다시 만났다.

올해로 창립 15주년을 맞이하는 서울시극단은 연극예술의 본질(本質)을 탐구하고, 연극의 격(格)과 품위(品位)를 지키고자 노력했던 지난 15년간의 긴 여정을 뒤돌아보고, 창립 당시의 초심(初心)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2011년을 새로운 출발과 도약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 그리고 그 첫 출발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의 하나인<햄릿>을 선택하였다.

근대연극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셰익스피어는 특히, <햄릿>을 통해 연극 역사상 최고의 논쟁적 인물을 창출하였다.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라는 대사로 널리 알려진 문제적 인간 햄릿의 고민은 바로 인간(人間)에 대한 인식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의 신호탄인 동시에, ‘사유와 실천의 주체‘라는 ‘근대적 인간형’의 탄생을 알리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셰익스피어는 연극 최초의 근대적 인간 ‘햄릿’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실존(實存)’에 대한 궁극적 질문을 던진 것이다. 그리고 이 질문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생에 한 번쯤은 처절하게 부딪히는 영원한 숙제일 뿐만 아니라, 인류가 존재하는 한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인간을 비로소 인간답게 만드는 근원적 물음이다.

날이 갈수록 ‘가벼움’과 ‘값싼 웃음’이 어지럽게 난무하는 공연예술계의 현실 속에서 2011년 봄, 서울시극단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놓고 연극을 사랑하는 관객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자 한다. 특히, 당대의 연출가 박근형의 독특한 해석, 과감한 스타일을 통해 우리나라 <햄릿>공연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 더불어 이 공연을 통해 한국 연극계에서 시극단의 존립의 이유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