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사라져가는 것에 불어넣은 숨, 목련풍선
애도하지 못한 이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배해률 작가와, 시적 감각으로 은유적 세계를
만들어내는 윤혜진 연출이 만나 연극[목련풍선]을 선보인다. [목련풍선]은 외진 마을의 가장
외딴 집을 배경으로, 다수가 외면해 온 주변부의 세계를 조명한다. 등장인물들은 ‘목련풍선’을
부는 행위를 통해 환대의 경험을 공유하고 망자가 된 이들을 되살려낸다. 땅에 떨어져 납작해진
목련 꽃잎 사이에 미약한 숨을 불어넣는 이 애도의 행위는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되며
살아남는다. 목련풍선은 잊힌 이들을 기억하고, 이 끈질긴 애도의 의지를 무대 위에서 다시금
되살려 보고자 한다.

줄거리

죽은이를 애도하는 노래, 만가(輓歌)
만가(輓歌)는 암묵적으로 방치된 죽음을 환기하고 ‘환대’를 위한 중요한 장치로 이 작품에
등장한다. 환기된 죽음들을 위로하는 동시에 망자들이 ‘아닌 때 꽃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주술로서 공연의 처음과 끝에 울려 퍼진다. 만가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국악의 한계 없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구이임]만의 색으로 재창작한다. 극장 문턱 너머의 부재한 자리들로 향하고
있는 이 위로의 노래가 연극[목련풍선]의 무대를 적극적인 환대의 공간으로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