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행복요?
아가씨,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그런 것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요……
예를 들면 사랑 말입니다. 그것도 그런 것들 중 하나지요.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화제작 <라이겐>
극단 수의 2011년 첫번째 선택, 대학로에서 선보인다!!

문학계의 프로이트 “아르투어 슈니츨러”가 1900년대 초반 성을 노골적으로 테마화하여 커다란 이슈를 불러 일으켰던 화제의 작품 <라이겐>을 2011년 극단 수의 첫번째 작품으로 선택, 대학로에서 선보인다.
이 문제작가의 문제작을 맛깔 나게 요리할 연출가 김윤주는, 2009년 모파상의 <비계덩어리>를 한국전쟁 당시의 무대로 옮겨와 선보인 무대로 주목을 받았던 극단 수의 신진 연출가이다. <비계덩어리> 이후 두 번째 연출작으로 선보일 <라이겐> 또한 한국의 정서에 맞게 번안, 그녀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여 이를 통해 차세대 연출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고자 한다. 원작 <라이겐>의 발표 당시, 큰 화제작으로 이목이 집중되었던 만큼, 현 연극계와 연극 팬들에게도 색다르고도 깊은 인상으로 각인될 3월의 문제작 <라이겐>! 과연 기대해 보아도 좋다.


인간이 맞이하는 “순간”에 대한 열정과 표면의 관계.
종이 한 장 차이로 비롯되는 “오해와 진실”을 솔직하게 담아내다-


'나는 사랑과 죽음에 대하여만 글을 씁니다. 그 외에 다른 주제가 있을 수 있나요?
-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인터뷰 중.

“라이겐”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춤의 형태로, 원형으로 둘러선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경쾌한 음악에 맞추어 추는 춤의 이름이다. 이는 남녀 한 쌍이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고 지나가면 다음 한 쌍이 뛰어나와 춤을 추고 지나가고, 또 다음 한 쌍이 뛰어나와 춤을 추며 지나가는 리드미컬한 윤무(輪舞)를 뜻한다. <라이겐>을 통해 작가가 담아 낸 사랑은 이러한 춤의 형태를 띠고 있어, 작가는 “라이겐”이라는 춤의 이미지를 제목에 훌륭히 차용하여 그 의미를 배가 시켜냈다.
이 작품은 작품 발표 당시 시대상으로는 놀랄 정도로 노골적으로 성을 테마화 하였고, 당시에 냉혹하리만큼 엄격했던 성 도덕에서 벗어나는 관계만을 골라 소재로 삼았다는 점, 그리고 이 모든 성적인 욕망들을 도덕적으로 간단하게 또는 딱 잘라 단죄 할 수 없는 자연스러움을 바탕으로 한 “자연적 본능”으로 담아내었다는 것으로 당시의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사랑도 열정도 모두 “순간”으로 볼 때, 이 “순간”이라는 시간이 담고 있는 본질에 관한 숱한 오해와 진실들을 표면적인 무대로 적나라하게 표현해 내고 있는 본 공연을 통해, 본질에 한발자국 더 다가가 인간과 사랑과 삶을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성(性)을 테마로 인간의 욕망을 그리다.
욕망의 포로인 인간들에게 성(性)이 던지는 본질에 대한 고민!


작품에는 사회적 지위와 환경이 모두 다른 남녀 열명이 인물들이 차례로 연인을 바꾸며 사랑을 나누는 열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독립적인 장면들로 그려지지만 비슷한 구조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매 에피소드에서 보여지는 남자와 여자의 행동방식과 대화 속에서 도덕적으로 간단히 단죄할 수 없는 자연적 본능이지만 일상에서는 쉽게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성적 욕망을 불륜과 통간의 이야기를 통해 노골적으로 잘 그려냈다. 작가 슈니츨러는 사랑이라는 게 이런 것이 아닌가 원래 사랑은 애초에 없었고, 인간의 욕망이 아름답게 꾸며진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대사 대신에 그들이 보여주는 관계적인 면에서 느껴지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관객들은 제3의 관찰자의 시점으로 남녀의 사랑과 욕망의 관계에 대해 지켜보며, 성(性)으로 드러나는 본성과 본질에 대한 구체적인 물음에 답을 내려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 남자들은 항상 사랑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때로는 적대적인 삶을 향해 밖으로 나가서 싸우고 또 애를 써야만 하는 거야!
그걸 잊지 마, 당신! 결혼 생활에서 모든 일은 다 적당한 때가 있는 거야-
그게 바로 결혼 생활의 미덕이지.
5년이 지난 후에까지 자신의 베네치아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공연내용]

<라이겐>은 열 명의 남녀가 열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창녀, 경찰, 하녀, 젊은 주인, 젊은 부인, 남편, 아가씨, 시인, 여배우, 박사. 이들은 사실 열 개의 삼각관계의 주인공들이다. 그들은 상대에 따라 당당해지기도, 작아지기도 하며, 성관계 이전과 이후의 남성과 여성의 변화되는 태도를 통해 인간의 양면적인 모습을 그린다. 인물들의 목표는 성본능의 충족이라는 한가지지만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각기 인물들은 자신이 속한 계층의 언어와 행동 패턴을 사용하며 그들 계층의 행동방식을 드러낸다.
아첨과 찬사, 질투와 가식적인 말투, 시각 청각 후각적으로 여자를 유혹하는 남자들. 그리고 유혹에 대해 방어하는 인물로 비춰지길 바라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행동을 하는 여자들. 이들 사이의 미묘한 관계는, 성행위 이후에 냉혹해지며 상황을 피하려는 남성들과 상대방의 관심을 확인하려는 여자들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흔히 말하는 이상적인 사랑이 아닌 그들의 도취된 욕망으로 인한 인간의 본성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