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분명 처음 짧은 버전의 이 작품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촉법소년, 근데 그보다 훨씬 어린
‘유아의 살인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고 쓰기 시작했었다. 그러나 짧은 대본에서
단막극 형식의 대본으로 발전시키며 어느새 이야기는 죽은 자들이 죽어서야 위로받고
환생하는 이야기로 탈바꿈되었다.
- 우리의 삶에서 우린 각자의 고통에 몸부림치며 살아간다. 시간이 흐르면서 무뎌지는 일도
있겠지만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나아지지 않는 상처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도무지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상처가 과연 죽어서 뼈만 남아도 기억된다면 어떨까 하며 이 이야기를 확장시키게
되었다. 환생의 기회가 있지만 그 조차 마다할 정도로 삶이 지긋지긋한 존재를 그려내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살아내는 존재들이 되길 바라며 이야기를
마무리 짓게 되었다. 모든 존재들이 상처가 반드시 나아지진 않아도 그럭저럭 이겨내며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

줄거리

강물이 흐르는 저승. 이곳엔 의외로 갓을 쓴 저승사자가 아닌 뼈만 남은 뼈다귀들이 배를 타고
망자들을 환생의 문으로 인도하고 있다. 환생의 기회를 뒤로하고 저승에 남기를 선택한 뼈다귀
삼 인방. 이들은 뼈저린 아픈 전생을 살았던 존재들이다. 조선시대의 노비였던 일호, 돼지
도살자였던 이호, 보호받지 못한 미성년자였던 삼호. 서로의 과거를 듣고 삼도천을 오가며
아주 천천히 이들은 치유받고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