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떼아뜨르 봄날의 ‘오이디푸스’ 는?
기존의 접근과는 전혀 다른 색채와 감성의 연극으로 바꾸어놓는다.
이수인은 신탁이니 운명이니, 신과 인간의 관계니, 혹은 인간의 오만과 겸손과 그에 따른 행 불행의 무상함 따위엔 별 관심이 없다. 그것의 현대적인 의미 혹은 교훈 따위에도 전혀 관심이 없다.
그가 주목한 부분은 엄마로서, 자식으로서 혹은 아내로서, 남편으로서의 이름과 타이틀을 떠나 <한 여자와 남자로서의 오이디푸스와 이오카스테>의 본연의 모습이다.
그는 원작의 장황하고 설명적인 대사를 과감히 걷어내 그 속살과 뼈대만 남긴 채 신속하고 경쾌하게 내러티브를 전개시킨다. 시적으로 압축된 간결한 대사와 노래, 구음, 연주를 결합시키며 인물들의 심리와 감성을 정밀하고 풍부하게 드러내준다.
무엇보다 오랜 세월 부부로 지내오며 자식까지 낳은 한쌍의 사랑하는 남녀가, 자신들이 피를 나눈 엄마와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무슨 생각을, 어떤 말을,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 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떼아뜨르 봄날판 <오이디푸스>의 핵심적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며, 그 즐거움은 충격적일 것이다.

줄거리

그리스의 도시국가 테바이.
나라에 원인모를 역병이 닥쳐 모든 것이 죽어나간다.
아폴론의 신탁은 선왕 라이오스의 시해자를 찾아내 벌하는 것만이 구원책이라고 한다.
국왕 오이디푸스는 반드시 그를 찾아 벌할 것임을, 그리하여 나라를 구원할 것임을 공중앞에서 맹세한다.

그는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를 불러 범인을 밝혀줄 것을 청한다. 침묵을 지키던 예언자는 계속되는 오이디푸스의 다그침에 바로 왕 자신이 범인이라고 말한다.
오이디푸스는 처남인 크레온의 음모와 사주 때문이라 믿으며 크레온을 추궁한다.

왕비 이오카스테는 선왕 라이오스가 길거리에서 도둑들에게 살해당한 사실을 알려주며 오이디푸스가 범인일 리 없다고 안심시킨다. 그리고 아버지를 죽이게 된다는 신탁 때문에 오래전 자신의 갓난 아들을 내버려 죽게 한 사실도 전해준다.
그 말을 듣는 오이디푸스는 오래 전 자신이 저지른 살인 사건을 떠올리며 자기가 라이오스의 살해범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품는다.

오이디푸스는 이오카스테에게 자기가 코린토스의 왕자 출신인 것과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된다는 신탁 때문에 코린토스를 떠나 도망온 이야기, 그리고 삼거리에서 어느 노인을 죽인 이야기를 처음으로 들려준다. 이오카스테는 범인은 여럿이었으며, 신탁에 의하면 라이오스의 자식이 아닌 오이디푸스가 그를 죽였을 리 없다고 재차 안심시킨다.

이오카스테는, 신탁에 따라 자식만이 라이오스를 죽일 수 있었을 테고, 오이디푸스는 자식이 아니므로 범인일 수 없다고, 더구나 목격자에 따르면 범인은 여럿이었으므로 단독범인 오이디푸스 당신이 범인일 리 없다고 안심시킨다. 현장에서 살아 도망친 유일한 증인만이 진실을 확증해줄 수 있다.

코린트에서 사자가 와서, 오이디푸스의 부친 코린트의 왕이 죽었음을 알린다.
오이디푸스 내외는 오이디푸스가 받은 신탁, 즉 제 손으로 부친을 죽일거라는 운명을 피했음에 크게 안도한다.
그러나 모친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그리하여 신탁의 나머지 절반이 남아 있음을 염려한다.
사자는 오이디푸스가 그들의 자식이 아니므로, 염려는 오로지 기우에 불과함을 알려준다.
오이디푸스의 출생과 신탁을 둘러싼 비밀이 서서히 밝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