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과거를 껴안고, 오늘을 입는다." 

매일 옷을 입는다.?
몸을 가리기 위해, 계절을 견디기 위해, 
그리고 어쩌면, 보이지 않는 무언가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옷은 단순한 기능을 잃는다.?

그 위에 묻은 얼룩, 헤어진 솔기, 그 속에 남겨진 냄새와 감촉.?
기억은 형태가 없다. 하지만 향기는 기억을 부른다. 

한 벌의 옷을 꺼내드는 순간, 우리는 어떤 시간을 다시 살아낸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
무엇이든 감당해야 했던 시절,?
그리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온 나의 시간들. 
그렇게 옷은 기억의 화석이 된다.??

시간이 눌러 만든 주름 속에서, 
나는 과거의 나를 발견하고, 
미처 말하지 못한 감정들과 조우한다. 

"나는 누구인가." 

질문 앞에 선 우리는 옷을 꺼내어, 입고 벗으며, 자신을 해체하고 재구성한다.
이는 과거로의 후퇴가 아니라, 과거를 짚고 지금 이 순간을 붙잡기 위한 몸짓이다. 

무대는 기억과 육체, 향기와 존재가 얽히는 장소가 될 것이며, 
해당 작품이 '지금, 여기'를 살아갈 작은 용기를 건넬 수 있길 염원한다.

 

줄거리

무엇이든 될 수 있었던 유년의 기억, 
무엇이든 감당해야 했던 청소년의 기억, 
무엇도 나아지지 않은 청년의 기억. 
그 기억들은 쌓이고 뭉쳐 현재의 나를 만들었다.

"쌓여가는 무언가는 얽히고 설켜 나를 채운다." 

세월이 담긴 옷에는 그때 그 시절의 향기가 남아있다. 
'옷의 기억'은 옷에 남겨진 향기를 통해 퍼포머의 추억을 탐색한다.

극장 속 퍼포머, 빛바랜 옷을 마주본다. 어루만진다. 코를 박는다. 눈을 감는다. 빠져든다.
극장 속 퍼포머, 흘려보낸 나를 발견한다. 흘러가는 나를 바라본다. 생각에 빠져든다.
극장 속 퍼포머, 선택한다. 삶을. 방향을. 의미를. 발견한다. 다시금. 나를.
극장 속 퍼포머, 과거를 반추한다, 현재를 바라본다, 미래를 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