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부르지 않은 이가 우리를 부를 때

 

모두가 잠시 머물다 떠날 뿐인 오래된 호텔 로비,
소설을 쓴다는 한 늙은 여자가 당신에게 말을 건다.

 

당신은 깜짝 놀라고 당황하고, 한편으로는 귀찮게 생각하면서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돌아서며 당신은 생각한다.
저 사람을 내가 뭐라고 불러야 했을까?
나는 왜 그런 이야기를 처음 보는 저 사람에게 늘어놓았을까?

 

<밤에 먹는 무화과>는 맺어지지 않고, 맺을 수도 없는 이야기를 쓰는 윤숙과 그 이야기 속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오래도록 호명되지 않았던 사람이 우리를 먼저 부르고 초대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

 

여리고 무른 무화과 껍질 같은 이야기

 

낯선 이들과 나누는 사소한 대화는 무화과처럼 겉은 무르고 여린 표피로 둘러싸여 있지만,
그 속엔 각자의 고독과 아픔, 삶에 대한 고찰이 과실처럼 차올라 있다.

 

스쳐 가는 만남을 통해 분명하게 서로를 호명해 주는 이야기.
외로운 마음들이 잠시나마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줄거리

결혼하지 않은 70대 여성인 윤숙은 ‘자칭’ 소설가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는 할머니도 아니고, 아줌마도, 이모도, 사모님도 아니다.

 

그는 유령처럼 오래된 호텔 로비에 앉아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말을 나누며, 자신 인생 최초의 소설을 완성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