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전통과 창작의 조화,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춤으로 풀어보는 자리.
탄탄한 안무와 체계적인 연습을 통해 오랜 시간 신선한 작품으로 한국 창작 춤 계의 새로운 지평을 연 리을무용단이 2011년도 신작을 선보인다. 이번작품은 조금은 무거울 수도 있는, 그러나 우리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춤으로 외치는 경고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작품에는 리을무용단 단원들 뿐 아니라 실력 있는 객원무용수들을 초빙하여, 리을무용단 단원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었으며 무대 세트, 영상이 어우러져 현대적이지만 그 바탕에 있어 전통의 기본을 잃지 않는 작품을 선보인다. 이러한 작품의 치밀한 구성적 요소와 리을무용단의 오랜 역사, 그간의 작품력을 바탕으로 2011년도 서울문화재단 공연예술창작활성화 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경쟁사회,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독, 외로움
그 속의 이기주의에 강력한 경고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가는 디지털문화와 정보 속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기기가 발전하고 편리해졌다고 하지만 그 이면에 우리의 사생활은 보호되지 못하고 있고, 하루하루 더 충격적인 뉴스들이 경쟁이라도 하는 듯 신문과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끊임없이 공급되는 수많은 정보와 그 속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 뒤섞인 경쟁사회에서 우리는 극단적 이기주의, 집단이기주의 속에서 힘겨워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점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절망감으로 자살을 택하는 사람들을 보며, 리을무용단은 생명경시풍조로 사회에서 버려지거나 퇴출 된 사람들에 초점을 맞췄고 이를 보며 자살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내면심리상태와 삶과 죽음에 대해 원초적인 질문을 던진다. 현대 사회 속에서의 인간관계를 통해, 삶이 메말라 버린 인간들의 감정에 대한 경고와 함께 화합과 소통, 나눔의 미학을 선물하고자 한다.

줄거리

숨 가쁘게 변화하는 세상 속 멈춤의 순간, 그 안에 사람들이 있다. 축복과 함께 이 세상에 왔지만 생의 한가운데서 그들은 갈 바를 모르고 멈추어 있다. 형형색색의 풍선처럼 소박한 희망도 잠시, 사회라는 이름으로 강요된 경쟁을 벗어날 수 없기에 숨이 턱에 차도록 질주한다. 이기고 지는 사람이 나오는 경쟁의 일상은 숨 막힐 듯 가슴을 저리게 하고... 경쟁은 갈등을 낳고 사람과의 관계는 어느덧 권력과 부를 쫓는 줄서기, 죽느냐 죽이느냐의 이중구조에 따른 온갖 배신, 모함, 음해로 점점 작아져 버리고 만다.
패자는 추락하여 버려지고, 버려진 사람들은 죽음을 떠올린다. 자신도 모르게 자살을 강요하는 사회, 먹이 사슬,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냉혹한 자연의 법칙은 인간의 관계에서도 예외가 아닌가?... 잠이 든다...가물가물 해지는 의식 너머로 꿈이 떠오르고 그리움과 사랑이 잔잔히 고개를 내민다. 눈물이 난다. 꽃 같은 눈물을 따라 호각 소리가 들리고 어느덧 편안한 눈으로 세상을 길게 바라본다. 풀이와 씻김을 통한 지상의 낙원, 버려진 사람이 없는 곳, 소통과 나눔, 화합이 있는.... 무표정 아니 가혹하기까지 한 현실에 가만히 ‘사람’들을 끼워 넣고 서로의 가슴에 기대어 ‘괜찮다, 괜찮다’ 토닥일 수 있는 살아간다는 게 그저 그런 것이 아닌 단풍처럼 서로의 마음 안에 물들어 가며 서로의 손을 가만히 잡아주는 그런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