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권력에 의해 벗겨지고, 분해되고, 찢어지는 사람들,
“수지 킴 사건”은 1987년에 발생한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대표적인 간첩조작 사건 중 하나로, 당시 안기부(현 국가정보원)의 조작으로 인해 진실이 수십 년 동안 왜곡된 비극적인 사건입니다. 
호모 사케르 : 벌거벗겨진 생명은 수지킴 사건을 통해 현재까지도 왜곡되어지는 수많은 진실들과 잘못잡혀진 신념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지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제 1화 ‘쓰레기들’은 수지킴 사건의 발발과 전개과정을 다룹니다.
제 2화 ‘실화극장’은 안기부가 지휘한 반공드라마에 관해 다룹니다.
 

줄거리

결국 우리 모두는 잠재적 호모사케르가 될 수 있습니다.
라틴어 ‘호모 사케르(Homo Sacer)’는 고대 로마법에서 나온 말로,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이 제시한 개념으로, 생명, 정치, 주권, 법을 다루는 현대 정치철학의 핵심 용어 중 하나입니다. 직역하면 “신성한 인간” 또는 “저주받은 인간”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가집니다만 현대에 와서는 인간이 정치적·사회적 권리, 즉 주권을 모두 빼앗기고 오직 생물학적 생명으로만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수지킴 사건’은 故김옥분 씨가 죽어서 마저 ‘주권’을 유린당한 대표적인 사건으로 이 사건을 통해 우리사회 인간생명의 사회적 존엄성, 권력에 의해 시민은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가, 우리 사회에서 우리는 진정 진실을 목도하고 있는가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때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와 미디어에 둘러싸여 있지만, 정말로 ‘진실’을 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본 공연은 그런 물음에서 출발합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이미, 법과 시선의 경계 밖에서 호모 사케르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공연을 관람하시고 난뒤, 그 사실을 잠시라도 자각하시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작업의 의미는 충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