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Mozart Fantasy 475 and Sonata in C minor 457
- Schumann Humoresque
Bach Partita No 1
크리스티안 침머만에 이어 폴란드가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천재적인 감수성을 지닌 피아니스트 안데르제프스키. 1990년 리즈 국제 콩쿠르에서의 일화는 안데르제프스키의 기이성과 음악적 완벽성을 단면에 보여주고 있다. 당시 그는 콩쿠르 3차전에서 베토벤의 디아벨리 변주곡을 완벽하게 연주하며 심사위원과 관중을 단번에 압도했지만, 이어 베베른 변주곡을 연주하던 중 그대로 무대에서 퇴장해버리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만들었다. 좋은 연주라는 목적을 달성한 그는 만족하며 기권하겠다는 본인의 입장을 밝혔고, 이 일화는 그 후 엄청난 반향을 일으킴과 동시에 안데르제프스키로 하여금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있게 하였다.
빅토리아 뮬로바의 반주자로 알려졌던 그는 2001년에 버진 클래식스를 통해 선보인 ‘디아벨리 변주곡’ DVD로 많은 찬사를 받으며 독주자로서 당당히 등장했다. 이어 2002년에는 4년마다 뛰어난 피아니스트에게 주어지는 상인 길모어 아티스트 어워드를 수상하였다. ‘친숙함’보다는 ‘낯선’ 음악에 보다 편승하는 그의 음악적 해석은 대담하고 창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표현과 기교의 완벽함으로 그의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연주는 예측불허의 감정적 고조에 대한 설득력을 제시한다.
안데르제프스키에게는 지성과 감성의 조화라는 호평만큼이나 독단으로 가득 찬 음악이라는 혹평이 공존한다. 그러나 이 논의에 있어 ‘보수’와 ‘진보’의 개념을 분명하게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도전과 모험을 즐기나 결코 오만하지 않고 작곡가와 청중들을 고려한 연주자의 열정은 표트르 안데르제스프키를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의 주인공으로 기대하도록 만들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