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연출가 채윤일, 3년 간의 공백을 깨다!
하이너 뮐러 작 <사중주>
잔혹한 팜므파탈 속에 비춰지는 ‘지독한 사랑’
영화 ‘위험한 관계’’스캔들’을 연극으로 본다
동독의 전위적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하이너 뮐러’는 이 원작을 종말의 시대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는 시공간의 조합인<프랑스 혁명 전의 살롱 / 제3차 세계대전 이후의 벙커>라는 무대 지시문 이외에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메르퉤이유 후작부인’과 ‘발몽자작’만을 등장시켜 지시문 없이 대사만으로 일관한다. 이 작품은 시적이고 은유적인 대사가 파편처럼 흩어져 있고, 사전예고 없이 순식간에 변하는 인물들로 인해 원작소설을 읽었다고 해도 정상적으로 따라잡기가 참으로 어려운 작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영화 ‘위험한 관계’’발몽’의 원작이 되었고 한국영화 ‘스캔들’의 원작이기도 하다.
연출을 맡은 채윤일씨는 프랑스 혁명 전의 살롱 분위기로 극을 시작하여 재난 혹은 전쟁으로 인하여 지구종말에 이르는 과정 그 자체가 이 극의 전개과정이라고 말한다. 극의 내용은 ‘발몽’을 지독히 사랑했던 ‘메르퉤이유 후작부인’이 극중극을 하는 도중 자연스럽게 포도주에 독약을 타 ‘발몽’을 독살함으로써 ‘발몽’의 사랑을 독점하는 ‘메르퉤이유 후작부인’의 지독한 사랑이야기다. 그러나 이 사랑이야기는 남성위주의 역사에 대한 여성성의 저항이며 반란이다. 다양한 역할 바꾸기로 전개되는 이 극은 바람둥이 애인을 둔 여성이 남성을 독살하므로서 남성의 여성편력을 끝내는 과정이다. 여기서 남성과 여성의 차별적 성별도 바뀌어져버린다. 메르퉤이유 부인이 발몽이 되고 발몽은 대통령부인 투르벨역을 맡는다. 여성인 메르퉤이유는 스스로 남성인 발몽의 입장에서 객석의 부인을 유혹하기도 한다. 이 ‘성별 바꾸기’를 통해 성을 매개로 한 남성과 여성의 불평등 구조 자체를 해체해 버리는 것이다. 하이너 뮐러는 이런 성별의 해체를 통해 남성 여성 구별 이전의 동등한 인간으로서의 모습과 사랑의 평등성을 보여준다.
기획의도
화제를 몰고 다니는 연출가 극단 쎄실의 채윤일,
1972년 극단 산울림 연출부 단원으로 공식적인 연극생활을 시작해 1976년 ‘홍당무’로 데뷔, 80년대 ‘0.917’ ‘카덴자’ ‘불가불가’ 등이 연이어 주목을 받으면서 백상예술대상, 동아연극상 등을 수상한 채윤일, 20, 30대 토해낸 반항기 넘치는 연극을 이제는 환갑이 넘은 나이에 예술적으로 다듬고 깎아낸다는 각오로 다시 한번 힘을 모은 작품이 바로 하이너 뮐러의<사중주>이다.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의 어린이를 ‘창녀’로 설정, 무대에 세워 논란을 빚었던 84년 연출작 <0.917>과 공연윤리심의위원회의 권위적 검열에 대한 반발로 출연 배우 5명을 전라로 출연시켜 화제를 일으켰던 93년 연출작 <불의 가면>, 조선 경종의 불안한 삶을 그린 2002년 <진땀흘리기>, 2009년 <불가불가>등 국내 연극계의 뜨거운 이슈를 몰고 다녔던 그에게 성(性)을 중심으로 인간의 관계에 대한 철학을 담고있는 하이너 뮐러의 <사중주>는 또 다른 화제작이 될 것이다.
연희단거리패의 젊은 배우 배보람, 윤정섭
2인의 배우가 성을 바꿔가며 연기하는 이 공연은 배우의 개성과 역량이 극을 좌우한다고 할 만큼 배우 의존도가 높은 공연이다. 이번에 출연할 배보람, 윤정섭은 연희단거리패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주역들이다. <하녀들>의 끌레르, <햄릿>의 오필리어을 연기했던 배보람은 <경성스타>로 올해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을 최연소로 수상한 다재다능한 배우이며, 윤정섭은 2009년 연희단거리패의 4대 햄릿으로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던 유망주로 올해 초 영국연출가 알렉산더 젤딘이 연출한 <맥베스>에서 맥베스로 열연한 바 있다. 지금까지의 사중주 공연은 연륜의 배우들이 맡았던 만큼 20대의 젊은 배우 캐스팅은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연희단거리패의 배우 3세대라 할 수 있는 젊은 두 배우와 노익장을 과시할 연출가 채윤일의 만남이 새로운 해석의 ‘사중주’로 완성되기를 기대한다.
원작자 소개
원작자 쇼데를로 드 라클로(choderlos de laclo)는 18세기 프랑스 작가다. 직업군인이었던 ‘라클로’는 소설로는 장편 편지 소설<위험한 관계(1782)> 딱 한 권만 남겼는데 이 소설은 출판되자마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남녀의 애정문제와 세밀한 심리분석으로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전야의 퇴폐적인 사교계의 풍속묘사에 뛰어나 프랑스 문학사에서 심리적 서간소설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독자들은 ‘라클로’라는 이름은 생소한 반면 영화 <스켄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친숙할것이며 이 영화의 원작영화로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의 <위험한 관계>(1988) ‘밀로스 포먼’ 감독의 <발몽>(1989) ‘로저 캠블’ 감독의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1999)은 제법 많이 알고 있을것이다. ‘프리어즈’와 ‘포먼’의 영화는 시대 배경이 원작그대로이지만 ‘캠블’의 영화는 현대의 뉴욕이 배경이고 <스캔들>은 조선시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이너 뮐러 작 <사중주>
잔혹한 팜므파탈 속에 비춰지는 ‘지독한 사랑’
영화 ‘위험한 관계’’스캔들’을 연극으로 본다
동독의 전위적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하이너 뮐러’는 이 원작을 종말의 시대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는 시공간의 조합인<프랑스 혁명 전의 살롱 / 제3차 세계대전 이후의 벙커>라는 무대 지시문 이외에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메르퉤이유 후작부인’과 ‘발몽자작’만을 등장시켜 지시문 없이 대사만으로 일관한다. 이 작품은 시적이고 은유적인 대사가 파편처럼 흩어져 있고, 사전예고 없이 순식간에 변하는 인물들로 인해 원작소설을 읽었다고 해도 정상적으로 따라잡기가 참으로 어려운 작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영화 ‘위험한 관계’’발몽’의 원작이 되었고 한국영화 ‘스캔들’의 원작이기도 하다.
연출을 맡은 채윤일씨는 프랑스 혁명 전의 살롱 분위기로 극을 시작하여 재난 혹은 전쟁으로 인하여 지구종말에 이르는 과정 그 자체가 이 극의 전개과정이라고 말한다. 극의 내용은 ‘발몽’을 지독히 사랑했던 ‘메르퉤이유 후작부인’이 극중극을 하는 도중 자연스럽게 포도주에 독약을 타 ‘발몽’을 독살함으로써 ‘발몽’의 사랑을 독점하는 ‘메르퉤이유 후작부인’의 지독한 사랑이야기다. 그러나 이 사랑이야기는 남성위주의 역사에 대한 여성성의 저항이며 반란이다. 다양한 역할 바꾸기로 전개되는 이 극은 바람둥이 애인을 둔 여성이 남성을 독살하므로서 남성의 여성편력을 끝내는 과정이다. 여기서 남성과 여성의 차별적 성별도 바뀌어져버린다. 메르퉤이유 부인이 발몽이 되고 발몽은 대통령부인 투르벨역을 맡는다. 여성인 메르퉤이유는 스스로 남성인 발몽의 입장에서 객석의 부인을 유혹하기도 한다. 이 ‘성별 바꾸기’를 통해 성을 매개로 한 남성과 여성의 불평등 구조 자체를 해체해 버리는 것이다. 하이너 뮐러는 이런 성별의 해체를 통해 남성 여성 구별 이전의 동등한 인간으로서의 모습과 사랑의 평등성을 보여준다.
기획의도
화제를 몰고 다니는 연출가 극단 쎄실의 채윤일,
1972년 극단 산울림 연출부 단원으로 공식적인 연극생활을 시작해 1976년 ‘홍당무’로 데뷔, 80년대 ‘0.917’ ‘카덴자’ ‘불가불가’ 등이 연이어 주목을 받으면서 백상예술대상, 동아연극상 등을 수상한 채윤일, 20, 30대 토해낸 반항기 넘치는 연극을 이제는 환갑이 넘은 나이에 예술적으로 다듬고 깎아낸다는 각오로 다시 한번 힘을 모은 작품이 바로 하이너 뮐러의<사중주>이다.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의 어린이를 ‘창녀’로 설정, 무대에 세워 논란을 빚었던 84년 연출작 <0.917>과 공연윤리심의위원회의 권위적 검열에 대한 반발로 출연 배우 5명을 전라로 출연시켜 화제를 일으켰던 93년 연출작 <불의 가면>, 조선 경종의 불안한 삶을 그린 2002년 <진땀흘리기>, 2009년 <불가불가>등 국내 연극계의 뜨거운 이슈를 몰고 다녔던 그에게 성(性)을 중심으로 인간의 관계에 대한 철학을 담고있는 하이너 뮐러의 <사중주>는 또 다른 화제작이 될 것이다.
연희단거리패의 젊은 배우 배보람, 윤정섭
2인의 배우가 성을 바꿔가며 연기하는 이 공연은 배우의 개성과 역량이 극을 좌우한다고 할 만큼 배우 의존도가 높은 공연이다. 이번에 출연할 배보람, 윤정섭은 연희단거리패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주역들이다. <하녀들>의 끌레르, <햄릿>의 오필리어을 연기했던 배보람은 <경성스타>로 올해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을 최연소로 수상한 다재다능한 배우이며, 윤정섭은 2009년 연희단거리패의 4대 햄릿으로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던 유망주로 올해 초 영국연출가 알렉산더 젤딘이 연출한 <맥베스>에서 맥베스로 열연한 바 있다. 지금까지의 사중주 공연은 연륜의 배우들이 맡았던 만큼 20대의 젊은 배우 캐스팅은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연희단거리패의 배우 3세대라 할 수 있는 젊은 두 배우와 노익장을 과시할 연출가 채윤일의 만남이 새로운 해석의 ‘사중주’로 완성되기를 기대한다.
원작자 소개
원작자 쇼데를로 드 라클로(choderlos de laclo)는 18세기 프랑스 작가다. 직업군인이었던 ‘라클로’는 소설로는 장편 편지 소설<위험한 관계(1782)> 딱 한 권만 남겼는데 이 소설은 출판되자마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남녀의 애정문제와 세밀한 심리분석으로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전야의 퇴폐적인 사교계의 풍속묘사에 뛰어나 프랑스 문학사에서 심리적 서간소설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독자들은 ‘라클로’라는 이름은 생소한 반면 영화 <스켄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친숙할것이며 이 영화의 원작영화로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의 <위험한 관계>(1988) ‘밀로스 포먼’ 감독의 <발몽>(1989) ‘로저 캠블’ 감독의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1999)은 제법 많이 알고 있을것이다. ‘프리어즈’와 ‘포먼’의 영화는 시대 배경이 원작그대로이지만 ‘캠블’의 영화는 현대의 뉴욕이 배경이고 <스캔들>은 조선시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줄거리
“프랑스 혁명 전의 살롱 / 제 3차 세계대전 후의 벙커”를 무대로 두 명의 남녀, 발몽과 메르테유가 성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두 사람은 자신들의 본래 성역할과 함께 서로 성을 바꾸어 논쟁을 벌이며 자신들의 대화에 등장하는 다른 두 여성, 투르벨과 세실의 역을 맡아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4명의 사중주를 이루어낸다. 극이 시작되면 늙고 고독한 메르테유는 옛 애인 발몽과 가졌던 사랑의 순간들을 이야기한다.
메르테유는 여성으로서 가지고 있는 감성을 그대로 노출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그녀는 남성의 소유물로서 존재하던 자신을 인식하고 자신의 독립적 존재를 강조하며 저항의 힘을 나타내기도 한다. 발몽이 등장하자 메르테유는 남성들이 가진 이성을 공격한다. 발몽은 지배의 남성 원칙을 대표하며 성에 있어서도 이성을 내세워 모든 감정을 절제한다. 그러나 발몽이 가진 남성의 이성은 정치적 권력의 도구 내지 지배의 도구이다. 발몽은 대통령 부인 투르벨을 정복하고자 한다. 메르테유는 그러한 발몽의 태도를 비난하며 자연스러운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자기의 조카딸 세실을 추천한다. 결국 발몽은 조카딸을 만나게 해 주겠다는 메르테유의 제안을 마지못해 받아들이고 두 사람은 서로 성을 바꾸는 놀이로 들어간다. 메르테유는 투르벨에 대한 발몽의 노련한 구애를 정확하게 상상해낸다. 발몽은 남성의 쾌락의 도구가 되지 않으려 하지만 실제로는 창녀와 다름없는 투르벨 부인의 역을 훌륭하게 해 낸다. 발몽은 자신이 행하는 가상의 현실 속에서 여성의 본모습을 확인한다.
메르테유는 발몽의 거울이 되며 발몽은 메르테유의 거울이 된다. 두 사람은 두 번째 역할놀이로 들어간다. 메르테유는 순결한 조카딸 세실의 역할을 연기한다. 여기에서 발몽은 능숙한 성적 유혹 뒤에 세실을 죽인다. 여성은 희생자로 존재한다. 메르테유는 이에 대한 복수로서 마지막 놀이에서 투르벨의 죽음을 요구한다. 메르테유는 다시 발몽의 역을 하고 발몽은 투르벨이 된다. 메르테유는 이 놀이에서 유혹자 발몽으로서 실제로 독이 든 포도주를 투르벨 역을 하는 발몽에게 권한다.
결과적으로 메르테유는 가상의 투르벨과 실제의 발몽 모두를 죽인다. 결국 서로 가면을 쓰고 존재하는 남성과 여성의 성 싸움은 파멸로 끝나고, 이 성대결에서 남는 것은 이성 원칙과 자연 원칙의 대립이 극복될 수 없는 것으로서 역사 속에서 반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메르테유는 여성으로서 가지고 있는 감성을 그대로 노출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그녀는 남성의 소유물로서 존재하던 자신을 인식하고 자신의 독립적 존재를 강조하며 저항의 힘을 나타내기도 한다. 발몽이 등장하자 메르테유는 남성들이 가진 이성을 공격한다. 발몽은 지배의 남성 원칙을 대표하며 성에 있어서도 이성을 내세워 모든 감정을 절제한다. 그러나 발몽이 가진 남성의 이성은 정치적 권력의 도구 내지 지배의 도구이다. 발몽은 대통령 부인 투르벨을 정복하고자 한다. 메르테유는 그러한 발몽의 태도를 비난하며 자연스러운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자기의 조카딸 세실을 추천한다. 결국 발몽은 조카딸을 만나게 해 주겠다는 메르테유의 제안을 마지못해 받아들이고 두 사람은 서로 성을 바꾸는 놀이로 들어간다. 메르테유는 투르벨에 대한 발몽의 노련한 구애를 정확하게 상상해낸다. 발몽은 남성의 쾌락의 도구가 되지 않으려 하지만 실제로는 창녀와 다름없는 투르벨 부인의 역을 훌륭하게 해 낸다. 발몽은 자신이 행하는 가상의 현실 속에서 여성의 본모습을 확인한다.
메르테유는 발몽의 거울이 되며 발몽은 메르테유의 거울이 된다. 두 사람은 두 번째 역할놀이로 들어간다. 메르테유는 순결한 조카딸 세실의 역할을 연기한다. 여기에서 발몽은 능숙한 성적 유혹 뒤에 세실을 죽인다. 여성은 희생자로 존재한다. 메르테유는 이에 대한 복수로서 마지막 놀이에서 투르벨의 죽음을 요구한다. 메르테유는 다시 발몽의 역을 하고 발몽은 투르벨이 된다. 메르테유는 이 놀이에서 유혹자 발몽으로서 실제로 독이 든 포도주를 투르벨 역을 하는 발몽에게 권한다.
결과적으로 메르테유는 가상의 투르벨과 실제의 발몽 모두를 죽인다. 결국 서로 가면을 쓰고 존재하는 남성과 여성의 성 싸움은 파멸로 끝나고, 이 성대결에서 남는 것은 이성 원칙과 자연 원칙의 대립이 극복될 수 없는 것으로서 역사 속에서 반복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