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소설, 음악을 만나 웃다.
김유정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이건용 교수가 작곡한 오페라 봄봄은 희극적 요소와 음악적 요소를 적절히 가미하여, 동명소설의 탁월한 언어감각과 극적인 구성을 우리 전통의 놀이판 형식과 서양 오페라의 어법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토속적인 무대와 우리 민족 특유의 해학과 풍자를 담은 아리아 그리고 다채로운 타악기의 리드미컬한 연주를 통해 우리 문학작품을 성공적으로 오페라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유의 캐릭터가 빚어내는 깨알같은 빅재미
오페라 봄봄에서는 각 캐릭터들의 역할과 성격을 명확한 선율의 아리아로 풀어내며 길보와 순이의 사랑이 오영감의 심수로가 대립될 때는 격한 선율의 삼중창으로 갈등을 고조시킵니다. 각 등장인물들의 천연덕스럽고 코믹한 대사와 연기가 이러한 갈등을 오히려 즐겁고 유쾌한 장면으로 만들어 주며, 밝은 조성과 반음계 선율, 그리고 다양한 타악기의 사용으로 이를 뒷받침 함으로써, 원작 소설의 해학과 익살스러운 문제를 음악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봄봄_소설과 오페라의 차이
오페라 봄봄은 소설 봄봄의 줄거리와 거의 비슷하게 따라가지만, 등장인물은 극의 전개에 알맞은 형태로 재설정했다. 소설에서 '나'로 묘사되는 주인공은 길보로, 장인인 봉필은 오영감으로, 봉필의 딸인 점순이는 순이로 이름이 바뀐다. '나'의 친구인 뭉태는 생략되고, 소설에서 언급만 되는 점순이 어머니역인 안성댁이 추가되어 극의 재미를 더한다. 또한 소설에서는 '나'와 점순이의 성례 여부를 모호하게 남겨둔 채 열린 결말로 끝나지만 오페라 봄봄은 피날레 부분에 모든 등장인물들이 나와 봄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노래하며 길보와 순이의 혼인을 암시한다.

줄거리

1930년대 강원도 두메 산골. 점순이가 다 자라면 결혼을 시켜 데릴사위로 삼겠다는 약속에 청년 길보는 오영감 집에서 5년이 넘게 무보수로 머슴살이를 합니다. 어느덧 오영감의 딸 점순이는 처녀로 성장하지만 오영감은 점순이의 키가 아직 덜 자랐다며 혼례를 미루기만 합니다. 봄을 맞아 부쩍 성숙한 점순이는 길보를 부추기고, 이에 참다못한 길보는 혼인 문제를 놓고 오영감과 대판 싸움을 벌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