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그냥. 비인칭주어로 살다.
삼등병
三 等 兵

군대, “그 이상한 나라” - 삼등병, 대한민국 남자의 마음을 읽다.

연극 <삼등병>은 낯선 땅, 푸른 제복에 몸과 마음이 구속되어 ‘비인칭주어’로 살아야 했었던 군대 시절의 씁쓸한 기억들을 더듬는다. 좀처럼 군대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주인공 ‘윤진원’과 그의 파트너로 지루한 보초근무를 서는 병사들이 빚어내는 이야기이다. 그러면서 윤진원이 그곳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변화해 가는지를 추적한다. 2년간의 기나긴 군대 생활을 버텨내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잃고 어떻게 변해갔던 걸까?

그들은 군인이 아니라 그저 청년이었다.

국민의 의무라는 이름 앞에 그럴듯한 배경도, 힘도 없는 젊은이들의 가장 반짝이고 아름다운 시절을 포기해야 하는 안타까움으로 가득한 공간, 청년들의 무덤과도 같은 공간인 군대에서 그들은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말을 하고 같은 곳을 바라봐야만 하는 의무와 책임을 갖지만 여전히 마음속에는 열정과 순수함을 갖고 있는 청년이다. 문학에 심취했고, 또 연극을 사랑했던 인물 윤진원이 젊은 시절 군대에 들어가 녹슬지 않은 감수성과 조직의 폐쇄성이 맞부딪혀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디테일한 스타일이 돋보인다. ? 작, 연출 성기웅

<삼등병>은 소극장만의 섬세하고 치밀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품 전반에 걸쳐 인간적인 따스한 감수성이 흐르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군대라는 특수한 배경과 공간을 그린 공간이다 보니,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하긴 하지만, 작품을 감싸 안는 감성적인 정서와 한번쯤을 되 뇌일 수 있는 대사들은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겨준다.

2011년. <삼등병> 어떻게 달라졌나?

연극 <삼등병>은 2006년 대학로 연우소극장 초연 이후 6년만에 대학로를 찾은 공연이다. 그 사이 군대도, 세상도 참 많이 변했다. 2006년 초연의 <삼등병>에 1970년대 생의 군대이야기라면 2011년 <삼등병>은 80년대 생들의 군대 이야기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삼등병>으로 데뷔무대를 갖는 신예 김태훈, <봄날>, <미친극>, <안티고네>등의 작품에서 캐릭터 강한 연기를 보여왔던 박혁민, <한밤의 세레나데>, <빨래>, <슈샤인 보이> 등의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던 김성현, <고령화 가족>,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언니들> 등의 작품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배우 이현균 등 젊은 4명의 배우가 출연하여 작품에 활력을 더 할 것이다.

줄거리

축구하는 이야기도 없는 참 이상한 군대 이야기

10년 전, 후방의 한 부대.
여리고 감수성이 예민한 윤진원에게 억압적이며 부자유스러운 부대 생활은 고통스럽기만 하다.
그런 윤진원과 그의 파트너로 함께 보초근무를 서는 병사들이 빚어내는 3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윤진원의 변화를 추적한다.

제1장 신병 시절의 윤진원.
첫 야간 보초근무에 나선 그의 파트너는 제대를 두 달 앞둔 말년 병장 조태기.
연극배우 출신으로 <파수꾼>이라는 연극에 출연한 적 있었던 조태기는 우연히도 윤진원 역시 대학 연극반에서 같은 연극을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제2장 부대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윤진원에게 이종문은 유일한 친구이다.
하지만 이종문은 곧 제대를 앞두고 있는 말년 병장.
둘이 함께 보초를 서는 것도 이제 오늘밤이 마지막이다.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위안이 되었던 지난 시간들을 회상하는데......

제3장 제대를 2달 남겨놓은 윤진원과 갓 상병으로 진급한 박기언이 지루한 보초근무를 선다.
그들의 앞에 탈영을 한 신병 성병삼이 나타난다.
진원은 횡설수설하는 병삼을 달래보려 하지만, 병삼을 윽박지르기만 하는 박기언 때문에 일은 꼬여만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