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이은미 6집 음반 “ma non tanto”

정규음반으로는 여섯 번째이고, 베스트음반, 라이브음반, 팝음반, 리메이크음반을 포함해 총 열 번째 음반이다.

2002년 베스트음반을 새로 녹음해 발매한 이후 3년만이다.


타이틀로 쓰인 “ma non tanto”는 andante, largo와 같은 음악표현용어이며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란 뜻을 가지고 있다.

이은미라는 발군의 가창력과 모든 장르를 이은미표로 표현해내는 힘이 전체음반의 다양함에서 느껴진다.


지난날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때가 좋은 기억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추억이란 두 글자 속에선, 그 모든 기억들은 이미 아름답다.

그 시절, 사랑하던 사람과 같이 듣던, 혹은 실연의 아픔 속에서 들었던 음악들은 세월이 지난 어느 날 우연히 듣게 되어도, 우리를 늘 그 즈음의 한 가운데로 돌려놓는다.

이번 이은미의 새 앨범 ‘ma non tanto''는, 잠시 우리의 바쁜 하루 속에 묻어두었던, 하지만 언젠가 꼭 되돌리려했던 지난날 우리의 애틋한 기억들을 더듬고 있는 듯하다.


아름다운 선율과 세련되게 편곡된 연주로 만든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지난 한때를 유리막 너머로 감상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영원한 인류의 테마가 사랑이라지만, 그래서 너나할 것 없이 사랑에 목메고 절절이 아파하지만, 그녀가 부르는 사랑은 한때의 고비를 겪는 아이들의 그것처럼 경박스럽거나 가볍지가 않다.

또한 그녀의 음악은, 세련되고 새롭지만 추억처럼 예스럽고 지나치지 않게 고급스럽다.


그녀 음악은 편안하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아 주었으면 하는 사람의 음악이 있다.

세월만큼 성숙해가고 내면의 깊이는 더하여도, 불현듯 만나도 낯설지 않는 음악, 그것이 바로 ‘새롭지만 지나치지 않은’이은미의 음악이다.

이번에 발표한 그녀의 노래는 정말이지 어렵지가 않다.

듣고 이해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도 없고, 듣든 말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정도로 날카롭거나 강하지도 않다.

그녀의 이번 음악은 생활처럼 자연스럽고 그래서 부담스럽지 않다.

강력하고 예리하게 어필하여 한때의 흐름을 타고자 애쓰지 않아도 그녀의 음악은 은근함으로 다가와 버릇처럼 우리들의 일상에 자리한다.


그녀의 음악은 지나치지 않게 고급스럽다.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욕심을 내는 것은 어쩌면, 높은 수준의 밀도 있는 편곡과 연주일 것이다.

깎고 다듬어 오랜 작업으로 완성된 이은미의 이번 앨범은, 그녀의 음악적 역량을 한층 더 깊이 있고 세련되게 표현해 낸다.


그녀의 음악은 세대와 세월을 초월한다.

그녀의 불멸의 히트곡 ‘기억 속으로’가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끊임없이 불려 지듯, 그녀가 작업한 이번 앨범의 몇몇 곡들도 긴 수명으로 우리 곁에 남아 우리에게 불릴 것이다.

또한, 이제 막 사랑에 눈을 뜬 나이 어린 친구들부터 인생을 관조하듯 바라보는 지긋한 연배의 어른들에까지 그녀의 음악은 친근하게 다가가 사랑 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우리는, 오랜만에 만나는 그녀의 음악이 이렇듯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