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폴란드의 거장, 타데우스 브라데스키 연출의 <보이체크>는 순수한 인간이 비인간적 사회에 의해 어떤 식으로 비극을 맞이하게 되는지를 집요하게 탐구한 작품이다. 가장 하등한 인간이자, 실험용 쥐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 보이체크는 모든 이들에게 이용당하고 비난받지만 어두움만이 가득한 세상에서 하나의 빛이다. 그러나 그가 잃지 않으려 했던 희망노래는 사라지고, 세상은 칠흙같은 어둠에서 끝난다.

타데우스 브라데스키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야그너 얘니카와 함께 인간을 위한 사회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상위에서 군림하는 사회를 산업화를 상징하는 다양한 구조물들을 통해 무대에서 구현하고자한다. 그가 보여주는 현사회의 축소판 <보이체크>는 잊혀져 가지만, 잊어서는 안되는 인간의 존엄함을 되새기게 만드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줄거리

이발병인 보이체크는 항상 바쁘다. 일하느라 바쁘고, 실험용 대상이 되느라 바쁘고, 돈을 벌어 마리와 아이를 먹여살리느라 바쁘다. 그에게 있어 유일한 가족인 마리와 마리의 사생아에게 큰 책임감을 느끼는 보이체크는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한다. 보이체크가 사는 세상은 의사와 장군이 지배하는 세상.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기계적 도구로 구속당하는 세상이다. 보이체크를 단순한 실험대상으로 바라보는 의사는 보이체크를 가장 하등한 인간으로 평하고, 완두콩만 먹이는 실험을 함으로써 인간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려한다. 그에게 있어 과학적 검증이란 인간의 생물학적 영역만을 탐구하는 과정이며, 보이체크는 그에게 있어 실험용 쥐 이상이 아니다. 의사의 장기간의 실험으로 보이체크는 환청과 환영에 시달리고, 자기의 유일한 인생의 보물인 마리가 고수장이와 바람을 핀다는 사실을 알고 모든 인생의 희망을 버리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