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극단 각인각색의 색깔로 풀어낸 안톤 체홉 작품의 재창조! <결혼피로연> 국내 초연되다.

극단 각인각색(상임 연출 이정하)은 2011년 여름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홉의 “결혼 피로연”(원 제: 스바지바)을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8월 24일 공연할 예정이다. 안톤 체홉의 '결혼피로연'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박상하 교수의 번역본을 기초로, 이정하 연출과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홍재범 교수가 노어와 한국어의 어감을 살려 입말로 재번역하였다. 이정하 연출은 작품을 통해, 최대한 체홉의 일상성 속에 숨어있는 ‘삶의 찬란한 슬픔과 웃음’을 전달하고자 한다.

2000년 10월 극단을 창단하여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각인각색은 기념공연으로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2011년 8월 24일에서 9월 4일까지 공연 된다.

극단 각인각색은 10여 년간 15개의 작품을 무대화 시켰으며 이 중심엔 現 극단 대표인 이정하 상임연출과 30.40대 기성배우들이 있다. 최근 여성연출가전을 비롯하여 2008년 (사)한국연극협회와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주관한 한국 연극 100주년 기념사업 ‘고전 넘나들기’의 박승희 작 <고향>과 2010 신춘문예 공연 참가작 <유산> 역시 경험이 충만한 배우들을 중심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창작에 있어 안주하는 법을 먼저 배우면 안 된다’는 기본 명제를 바탕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던 젊은 극단원들과 외부 프리랜서 스탭진을 재구성하여 이번 극단 각인각색 10주년 기념 공연 “결혼피로연”을 기획하게 되었다.

희극 "결혼피로연"은 안톤 체홉의 대표단막으로 지극히 평범한 주인공들을 무대에 등장시켜 일상적이고 사소한 인간의 삶의 모습을 통해 '일상의 슬픈 희극성', '웃음을 통한 눈물'을 그려내는 작가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결혼 피로연이라는 엄숙하고도 긴장된 상황은 극중 인물들을 통해 보여지는 우스꽝스러운 모습들로 인해 경쾌한 웃음으로 재탄생된다. 등장인물들 각자가 추구하는 욕망의 상이함은 일상의 차원에서 사소한 말다툼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그 속에 숨어있는 간극은 쉽게 극복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충돌과 함께 모호함이 가득한 허풍스런 대화들로 인해 '결혼'이라는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가 무의미한 해프닝으로 전락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의 삶이 '얼마나 조악하고 황량한가'를 보여주고자 했던 체홉의 시선에 담겨 있는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인생 전환의 순간이며 동시에 또 다른 현실로 가는 길인 결혼(結婚). 관객들은 이번 공연을 통해 너무도 익숙해 단단하게 고착된 일상의 껍질에 가려진 인간의 삶의 본질, 인간의 참 모습을 웃음과 눈물, 연민과 비판을 통해 체홉 특유의 세계 속에서 새롭게 창조된 인물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로의 기성배우들과 극단 각인각색 단원들의 만남으로 다채롭고 흥미로운 무대가 형상화될 것이다.

줄거리

부유한 러시아 14등관 쥐갈로프는 퇴직한 후 술을 마시며 일상을 보내고 있다. 나이 든 딸을 결혼시키기 위해 애를 쓰던 그의 아내 찌모페예브나는 드디어 전당포에서 가격평가사로 일하고 있는 아쁠롬보프와 자신의 딸 다쉔까의 결혼식을 거행하게 된다. 딸의 결혼을 위해 많은 돈을 들인 찌모페예브나는 외부 사람들에게 자신의 집안의 명성과 부를 과시하기 위해 성대한 결혼 피로연을 열게 된다. 사위 아쁠롬보프는 장모 찌모페예브나에게 지참금으로 준비된 복권이 저당 잡혀 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다. 한편 손님들은 결혼을 축하하기 보다는 참석할 것으로 예고된 장군 각하의 등장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의 참석으로 인해 함께 있는 자신들의 자존감도 상승될 것이라는 허영심의 발로이다. 그러나 퇴역 해군 중령인 레부노프는 보험설계사 뉴닌이 25루블로 자신을 높은 계급의 장군 하객으로 중개하고 그 돈을 가로챈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분노한다. 그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결혼축하객들에게 동조를 구하지만 축하객들은 혼란스러워하고, 그 와중에도 사위와 장모는 고용된 장군에게 지불된 것으로 알고 있었던 25루블의 향방에 대해서만 걱정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