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KBS교향악단 제595회 정기연주회
빈의 두 거장, 모차르트와 말러
*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연주회와 말러 시리즈가 연합된 최고의 음악회.
KBS교향악단의 창단50주년과 함께 전 세계 모든 음악인들에게 특별한 한해였던 2006년. 대중에게 ‘알렐루야’로 유명한 모차르트의 가장 잘 알려진 성악곡 중의 하나인 엑슐타테 유빌라테와 함께 금관악기들의 활약과 함께 합창으로 부활하는, 정열적인 음악성이 돋보이는 말러 교향곡 2번 ‘부활’로 KBS 교향악단과 함께 2006년의 절정에 올라 보시기 바랍니다.
국내 정상의 합창단들이 동참한 이 음악회에서는 천상의 소리와도 같은 모차르트의 하모니는 물론, 합창으로 부활하는 말러의 모습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줄거리
모차르트 모테트 <엑술타테, 유빌라테> K.165
모테트는 중세 이후 가장 중요한 성악 장르였으며, 르네상스 이후 기악이 가세하고 비교적 자유로운 형태를 취하면서 각 시대마다의 양식과 결합하면서 변화한다. 모차르트 시대에도 종교적 내용의 가사를 지닌 교회(종교) 모테트나 세속적 내용의 세속 모테트로 구분할 수 있는 형태로 존속하고 있었다. 1773년 전후 모차르트는 세 번째로 마지막 이탈리아 여행을 하고 있었다. 당시 이탈리아에서는 같은 가톨릭 국가였지만 엄격한 잘츠부르크와는 다른 자유롭고 비교적 세속적인 양식으로 모테트가 사랑받고 있던 것을 보고는 흡수의 달인답게 이 장르에서도 명곡을 만들어내게된다. 그결과 소프라노가 솔로로 등장하는 3악장 구성의 라틴어 가사에 바탕을 둔 종교적 모테트가 탄생하게된다. 보통 3악장의 <알렐루야> 악장이 제일 유명하여 유명 소프라노들이 앞다투어 주요 레파토리로 삼을 정도로 많이 알려졌고, 다른 독주악기가 소프라노를 대신하여 편곡한 버전으로도 많이 연주된다. 모차르트 초기 양식답게 티없고 밝으면서도 창조주에 대한 감사와 찬미의 마음을 담은 음악답게 듣는이들의 마음을 충만하게 한다.
알레루야 악장에서 소프라노는 종교 음악에서는 가급적 절제하고 교회에서 금기시하던 세속 음악의 대표격인 오페라 아리아 양식을 그대로 사용하여 대담함을 드러낸다. 완고하고 원칙을 준수하려는 교회의 보수적인 지도층에게 세속적인 오페라 아리아의 빠르고 기교넘치는 아리아풍, 즉 콜로라투라풍의 창법은 결코 달가운 것이 아니었다. 교회의 신성함을 해치는 불온한 행위로도 볼수 있었다. 그렇치만 신앙의 기쁨을 노래하는 마음을 절실하게 표현한 것으로 그런 시각은 사그러질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제1악장 알레그로. 현의 강한 튜티(함께 울림)로 시작하는 제1주제에 이어 두 대의 오보가 참여하는 제2주제에 의한 소나타 형식에 의한 악장이다. 성악이 참여하여 화려한 콜로라투라 기교를 과시하기도한다.
제2악장 안단테. 느린 가요풍 악장으로 모차르트 느린 악장 특유의 여유로움과 맛을 지닌다. 성악 솔로의 카덴차가 등장하기도한다.
제3악장 알레그로. 튜티의 주제가 먼저 등장하고 즉시 소프라노가 노래한다. 오케스트라와의 호흡이 긴밀하며 초기 모차르트에서 만나는 화려한 오페라 아리아와 같은 인상을 갖게하기에 충분하다. 신앙의 기쁨을 표현하는 <<춤춰라, 환호하라>>(Exultate, jubilate)라는 가사에 걸맞는 충실한 음악적 내용이다.
말러 교향곡 제2번 c 단조 <부활>
말러의 교향곡 제2번 <<부활>>은 1888년에서 94년까지 비교적 오랜 기간에 걸쳐 완성된다. 표제로 달고 있는 <<부활>>이라는 단어에서 알수 있는 삶과 죽음, 구원과 다시일어남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다고 기독교적인 신앙심을 직설적으로 표출하는 종교음악이 아니라 후기 낭만주의 시기, 세기말을 보내던 위대한 작곡가의 세계관의 장대한 파노라마이다. 말러에게서 죽음은 익숙한 것이었다. 이 곡에 손을 대기 시작한 1889년은 그에게 비극적인 해였다. 부다페스트 오페라 극장의 지휘자로 활동하던 그해, 아버지와 어머니, 여동생을 차례로 떠나보내게된다.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이처럼 가족을 한꺼번에 차례로 잃는 상황에 처했을 때 그 상실감과 심리적 고통이 어떠했는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곡과 연관된 또한사람의 중요한 인물은 그의 후견인이자 선임자였던 당대 최고 지휘자 한스 폰 뷜로였다. 1891년부터 말러는 함부르크 오페라 극장의 지휘자로 옮기게되고, 그곳의 터주대감인 뷜로의 후임을 맡게된다. 대지휘자로부터 자리를 물려받은 말러는 지휘자로서는 이제 전도를 확실히 보장받게 된 셈이었다. 그러나 뷜로는 말러를 작곡가로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작곡중이던 이 2번 교향곡 1악장을 뷜로 앞에서 피아노로 연주하여 호평을 기대했지만 뷜로는 바그너의 <트리스탄>의 사운드를 하이든의 형식에 잡아넣은 격이라는 충격적인 악담을 듣게된다. 브람스의 열렬한 지지자였고 악단에 막강한 파워를 지니고 있던 뷜러로부터 받은 악평에도 불구하고 말러는 굴하지 않았다. 아마도 뷜러는 속으로 잘나가는 지휘에나 힘쓸것이지 왠 작곡이냐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말러는 굴하지않고 작곡을 계속하였고, 1894년 뷜로가 세상을 떠나게되어 그의 장례식장에서 이곡의 결정적인 영감을 얻게된다. 제5악장에 사용할 가사를 찾고있던 그의 귀에 18세기 독일 고전주의 문학가인 클롭슈톡의 <<부활>>이라는 시에 붙인 오르간 반주의 합창 음악을 듣게 된 것이었다. 말러는 이 시를 고쳐서 5악장의 가사로 사용하여 완성에 이르게된다.
<<부활>>은 장대한 작품이다. 관악기와 타악기 숫자를 늘려 대관 편성에다가 소프라노와 알토의 독창과 혼성 합창이 가세한다. 이것은 물론 베토벤 9번의 전례가 있어서 독창적인 시도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말러시대에 다시 시도한다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했을 것이다.아울러 5악장으로 악장수를 확대시키고 있으며, 소박하면서도 서정적인 음향과 선율적인 면을 강조한 대위법적 기법, 민요처럼 들리는 친근한 선율들이 자연을 동경하는 마음들이 드러나는 점에서는 다른 말러의 작품들과 공통점을 지닌다.
제1악장 알레그로 마에스토소. 현의 트레몰레를 바탕으로 첼로와 베이스의 격렬한 도입 동기에 관의 폐부를 찌르는 주제가 등장한다. 장엄하고 숭고하여 죽음을 주제로 삼고 있음을 직감케한다.
제2악장 안단테 모데라토. 지난 삶이 항상 고통스러운 것만은 아니리라. 행복했던 순간도 있고 순수하고 빛나던 젊음도 있었다. 슈베르트의 렌틀러를 연상케하는 소박함과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현의 스타카토 위의 목관의 흐름이 매력적이다.
제3악장 스케르초. 좋았던 젊음을 뒤로하고 삶의 소용돌이와 꿈과는 거리가 먼 현실의 팍팍함과 복잡함은 얼마나 큰 것일까. 팀파니로 격하게 시작을 열고 현이 가세하여 흐르다 관이 격하고 포효하는 순간은 소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순간이다. 전체적으로 시니컬한 태도가 드러난다.
제4악장 극히 장엄하고 간결하게. 태초의 빛(Urlicht). "오, 빨간 장미여, 우리는 얼마나 힘들고 얼마나 욕되었는가....나는 신으로부터 와서 신으로 돌아가야한다. 나에게 빛을 주었기 때문이다" 알토가 노래하는 가사는 19세기 독일 낭만주의자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었던 민요집 "소년의 바법의 뿔피리"에서 따온 것이다. 알토의 높지않은 음역에서 갈구하는 신에의 갈망이 절절하다.
제5악장. 격렬한 튜티로 시작되는 마지막 악장으로 곡을 시작하는 장대한 악장이다. "부활하리라, 내 육신은 부활하리라. 그대를 부른 이는 그대를 불멸의 삶으로 인도하리라". 앞의 모든 악장들을 총합하여 성악과 기악으로 녹여 말러 초기 교향곡의 이정표와 같은 악장으로 만들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