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작품을 올리며

연극의 목적은 예나 지금이나 자연을 거울에 비추어 옳은 것은 옳은 대로,
어리석은 것은 어리석은 대로 보여주면서 시대의 본질을 생생하게 나타내는 일이다. - 햄릿-

은퇴한 노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남아있는 나날들(원제 머나먼 아공당주)”은 현재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노인 문제를 반성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문제작입니다. 현재 우리 노인들의 비참한 현실을 감안할 때 이 작품이 우리사회에 매우 시사적인 작품이 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은퇴한 노부부의 삶의 모습이 일상극의 형태로 잔잔하게 그려지고 있는 이 작품에는 노인의 외로움, 노인의 성문제, 자식과의 관계 나아가 사회에서 소외된 노인들의 모습, 늙음의 의미가 암암리에 제시되어 있습니다.
작품자체가 갖는 높은 연극적 미학의 측면이외에도 주제적 측면에서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 그것이 우리가 이 작품을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연출의 메시지

오래된 미래를 꿈꾸는 것, 그것을 연극이라 부르자 -하일호-

소비환장 천민자본주의!
우리나라 노인들은 비참과 고독, 비천과 절망의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에 대한 침묵의 음모를 깨트리는 연극이기를 꿈꿉니다. 그것을 위해 과거의 시간을 추억하고 있는 오래된 극장과 같은 무대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연극과 현실에 오래된 것, 낡은 것들이 추방되고 있습니다.
과거에 살아 있던 삶과 존재들이 오늘의 삶과 존재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여기, 지금 카뮈가 말한 바 있는 “극장(이 세상에서 순진무구해지는 유일한 장소(추락)”에서 꾸는 밝은 곳에서 어둡고 신비로운 곳으로 이동하는 성스러운 의식과도 같은 작업이길 바랍니다.

줄거리

조르주와 마리는 은퇴한 노부부이다. 이들은 젊은 시절 사회활동을 하던 아공당주를 떠나 아담한 시골집에서 은퇴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은 육체적인 늙음과 상관없이 혹은 객관적인 퇴락과 쇠퇴라는 인간의 운명을 모른 체하며 자신들만의 생의 리듬과 흐름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세월의 흐름에 어쩔 수 없이 간혹 서로의 과거를 추억하며 서로의 사랑을 되새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갈수록 ‘반복되는 일상과 습관들로 채워진 이들의 평범한 노후생활’에 변화가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