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더한팩스테이지
한국공연예술센터는 매년 한가지의 주제를 선정, 그 주제에 부합하는 최고의 작품을 ‘더한팩스테이지’ 시리즈로 기획했다. 올해의 주제는 국내외고전의 현대적, 또는 한국적 수용. 결과 해외고전의 한국적 수용을 보여준 작품은 극단 목화의 “템페스트” 가 국내고전의 현대적 수용을 보여준 작품은 극단 서울공장의 “꽃상여”가 “더한팩스테이지”의 첫 무대를 연다.

기획의도
`진정한 삶`의 구성요소를 탐구하는 <꽃상여>는 이야기가 아닌 놀이의 형식, 노래의 형식을 통해 그 주제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연극성을 다룰것이다. 형식적 실험의 가능성을 담고 있으면서 주제의식을 그 안에 녹여내고자 한다.

‘진정한 삶을 구현하는 요소로서의 사랑’을 죽음이라는 제의식(Ritual)을 통해 들여다본다-돐, 성인식, 결혼식, 장례식 그중 여인네들이 꽃상여를 탈 수 있는 오직 두 번의 기회. 이승에서의 사랑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의 순간-이러한 한국적 제의식이 현대적 감성으로 풍성한 볼거리를 제시한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화려한 음악극의 성찬_ 방대한 양과 다소 난해하게 보이는 텍스트를 관객들이 거부감 없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로서 ‘음악’이라는 매개체는 이 작품에서 빛을 발한다.

줄거리

1946년 여름 농악소리가 막에 오르며 이 작품은 시작한다. 전라도 접경에 있는 충청도 시골 마을의 오래된 듯 낡은 기와집이 그 배경이다. 일제에 해방되고 난 후, 1년의 세월이 지났고, 마을에는 해방의 기쁨으로 풍악소리와 흥겨운 춤사위가 멈추지 않지만 전쟁의 아픔은 여전히 상존해 있다. 특히 전쟁에 징집된 자녀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가족들은 여전히 해방의 기쁨을 함께 누리지도 못한다. 홀로 된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며느리는 숙희와 영희라는 두 딸을 데리고 전쟁터로 나간 남편을 기다리지만, 되돌아온 것은 남편의 유서뿐이다. 게다가 남편이 원주민 여자를 사이에 두고, 일본군 장교와 다투다 일본군 장교를 쏘아 죽였다는 사실에 더욱 분노를 금치 못한다. 이에 그간 여성의 재가는 금지라는 시대적 구습에 반감을 품고 있던 며느리는 딸을 버리고, 남편의 유서를 전하러 서울에서 찾아온 고민수와 함께 떠나게 된다. 시어머니는 분노하며 손녀 숙희와 영희를 데리고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무대에는 14년여 세월이 훌쩍 지나 1960년을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다시 그려진다. 어머니가 재가해 떠나간 뒤, 영희도 자신의 어머니가 그랬듯이 할머니와 동생을 버리고 떠나버린다. 계속해서 할머니에게 시집을 강요당하던 숙희는 끝내 쥐약을 먹고 죽음에 이르고,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은 꽃상여에 그녀의 원혼을 실어 보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