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셰익스피어와 한국 전통 마당놀이가 만났다
셰익스피어의 열두밤 이야기『십이야(十二夜)』

- 셰익스피어의 희극 ‘십이야’, 극단 ‘여행자’ 만의 색깔로 재해석
- 11월 11일 ~ 20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에서 공연 펼쳐
- 세계 명작에 전통소재(연희, 해학)를 담은 낭만 희극(로맨틱 코미디)
- 양정웅 연출, 2008년 초연이후 새롭게 선보이는 무대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세계 명작과 전통 마당놀이가 만나다
고전이 사랑을 받는 이유는 어느 시대, 어느 문화에서도 이해되고 공감되는 우리의 이야기, 사람들이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여러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 온,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 <십이야(十二夜)>가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는 서울남산국악당에서 ‘극단 여행자’와 함께 선보인다.
11월 11일(금)부터 20일(일)까지 9차례 무대에 오르는 <십이야>는 서울남산국악당이 “전통, 새옷으로 갈아입다”라는 기획으로 전통예술의 타 장르와 컨버젼스를 통해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시도로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다. 해외 고전을 한국의 미학과 전통을 접목시켜 새로운 해석과 이미지의 무대를 선보여 온 ‘극단 여행자’가 제작한 <십이야>는 서울남산국악당의 전통적인 풍경과 무대에서 한국의 색채와 어우러져 한국의 멋과 미학을 한껏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소재(연희, 해학)를 담아 새롭게 태어나는 <십이야>
2008년 초연이후 새롭게 선보이는 <십이야>는 남자배우 10명으로만 구성되어 무대에 오른다. 남사당패의 놀음을 연상하게 하는 이번 작품은 ‘남장여자’로부터 비롯되어 얽히고 엮이는 사랑의 에피소드와 코미디를 남자 배우들의 무대로만 구성하여 ‘남장여자’, ‘여장남자’ 등의 작품의 구조와 연출 컨셉의 구조가 뒤얽히며 더욱 위트 있는 무대로 꾸민다. 특히 신체의 움직임과 무대 이미지의 미학이 더욱 돋보이는 ‘극단 여행자’만의 특징을 엿볼 수 있으며 남자배우들만으로 구성, 보다 역동성있고 흥에 넘치는 무대를 만들어낸다.
‘극단 여행자’가 <맥베드>에서는 십이간지를, <한여름 밤의 꿈>에서는 별자리 이름을 붙였다면 이번 <십이야>에서는 우리 꽃 이름을 가져온다. 좌충우돌 헤프닝 속에 결국 사랑을 이루고 행복하게 마무리되는 이 유쾌한 사랑이야기에는 아름다운 빛깔과 은은한 향기, 고운 자태와 열매, 겨울을 이기고 대지를 피어나는 강인함이 있지만 그 강인함보다 따뜻함으로 다가오는 꽃이 이 작품에 사람들로 피어난다.
사람, 사랑, 꽃의 아름다움에 착안해서 등장인물을 토종 야생화의 이름으로 바꾼 이 공연은 쌍둥이 세바스찬과 바이올라는 ‘청가시’와 ‘홍가시’로, 오시노 공작은 ‘산자고’, 섬처녀 올리비아는 ‘섬초롱’, 올리비아의 삼촌 토비 경은 ‘맥문아재비’, 놀고먹는 식객 앤드류는 ‘패랭이’, 바다사람 안토니오 선장은 ‘해국’, 노랫광대 페스테는 ‘꼭두서니풀’, 집사 말볼리오는 ‘쑥부쟁이’, 유모 마리아는 ‘비수리’, 하인 페이비안은 ‘구술붕이’로 캐릭터의 성격과 국어와 영어의 어감을 고려해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사람사는 이야기, 악의 없이 전달되는 삶의 즐거운 유머와 재기발랄한 위트, 천성이 따듯함에서 묻어나오는 진실한 마음들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연정은 각기 우리 꽃이름과 잘 어우러진다.

양정웅 연출,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무대 위에 표현
10년간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유수 축제와 공연작에서 찬사를 받아온 <한여름 밤의 꿈>과 2009 서울국제공연예술제를 통해 선보인 이래 해외 주목을 받으며 연이은 투어 공연의 행진을 이어오는 <햄릿>에 이어 새롭게 선보이는 극단 여행자의 <십이야>의 무대는 극단 여행자가 꾸준히 창작을 통해 선보여 왔듯이 셰익스피어가 어떻게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을 만나는지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서양의 고전과 우리의 전통을 엮어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표현해 온 연출가 양정웅은 2008년 <십이야> 초연이후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번 작품에서 셰익스피어 원작의 줄거리를 차용하지만 한국의 고유 전통과 정서가 돋보이도록 재창작한다.
‘극단 여행자’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몸으로 풀어내는 신체극이듯 한국적 연희 판으로 완성될 이번 무대는 한국무용, 땅재주, 수벽치기, 전통 무예 등을 기본으로 하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고 악사들이 직접 연주하는 음악은 마당놀이의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줄거리

쌍둥이 남매인 청가시(세바스찬)와 홍가시(바이올라)는 풍랑을 만나 헤어지게 되고, 섬에 표류한 홍가시는 남장을 한 후 산자고(오시노 공작)의 시중이 된다. 섬초롱(올리비아)을 열렬히 짝사랑하는 낭만주의자 산자고는 자신의 사랑을 전하는 전령사로 홍가시를 섬초롱에게 보내고, 오빠를 잃은 슬픔 때문에 누구의 사랑도 받아들이지 않던 섬초롱은 첫눈에 홍가시에게 반해 구애를 한다. 남장 시중으로 산자고를 짝사랑하는 홍가시는 산자고에게 사랑을 줄 수도, 섬초롱의 사랑을 받을 수도 없어 괴로워 한다. 이렇게 세 사람의 사랑이 얽히는 가운데, 술과 장난을 좋아하는 섬초롱의 삼촌 맥문아재비(토비경)는 섬초롱을 흠모하는 순진한 물주 패랭이(앤드류 경)와 유모 비수리(마리아), 하인 구술붕이 (페이비안)과 함께 거만한 집사 쑥부쟁이(말볼리오)를 골탕 먹이는데…… 이 때, 홍가시의 쌍둥이 오빠인 청가시까지 나타나 상황은 꼬여만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