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좋아서하는밴드>의 `좋아서 하는 공연`

그들의 노래는 일상적이다. 그냥 스쳐가는 풍경이기도 하고 그냥 그런 건조한 하루이기도 하다. 그것은 이제껏 노래가 될 수 없었던 것들이다. 별거 없는 사람들의 살림살이, 옥탑방 풍경, 그냥 커피 한잔 같은 그런 것이다. 신문배달을 하는 땀내 나는 청년의 숨소리 같은 것 말이다. 휙휙 스쳐가는, 기억할 만한 무엇이 아니었던 것들이다.

우리에게 오랫동안 노래는 특별한 것이었다. 사랑, 이별, 기적, 소원, 바램 그리고 꿈. 노래는 언제나 이런 것들만을 `노래`하고 있었다. 누구든 노래에 일상을 담아내면 그건 노래라기 보다는 푸념에 가까웠다. 현실, 일상, 노동, 절망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런 것들을 노래로 부르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좋아서하는밴드> 그들의 노래는 힘이 없다. 아니 뭔가 힘주어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냥 무심한 듯 바라보거나 혼잣말처럼 노래 할 뿐이다. 실실 웃으면서 분노도, 절망도 없이 그저 일상을 이야기한다.

아마도 뜨겁게 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이들의 노래는 심심할 수 있다. 또 판타지를 꿈꾸는 이들에게 이들의 노래는 궁상맞을 수도 있겠다. 현실을 아프게 바라보는 사람들 에게도 이들의 노래는 뭔가 부족하다. <좋아서하는밴드>가 노래하는 곳은 바로 이 지점이다. ''''일상'''', 결국 지난 추억에 잠겨 살던, 미래를 꿈꾸던 어찌되었던 결국 돌아와 서야 할 수 밖에 없는 ''''일상''''에서 그들은 노래한다.

사람들이여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잡히지 않는 미래나 꿈을 꾸지는 말아라, 그렇다고 그들의 소박한 일상을 비웃지도 말아라. 어차피 노래는 삶 속에 있을 때 진정 아름다운 법이다. 그것은 내가 사랑에 빠졌을 때 비로서 사랑노래가 유치하지 않고 절절하게 들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니 이제 우리 일상을 노래하는 그들을 ''''좋아서'''' 만나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