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바그너의 후예들이 들려주는 어른을 위한 동화》

경기도(도지사: 김문수)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예술감독: 구자범)는 《바그너의 후예들이 들려주는 어른을 위한 동화》 연주회를 1월 14일 토요일 8시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에서 개최한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이번에 연주하는 훔퍼딩크 《헨젤과 그레텔》 모음곡과 쳄린스키 교향시 《인어공주》는 어른이 감상하기에 더 알맞은 작품이다. 특히 쳄린스키 《인어공주》는 동화를 소제로 썼을 뿐 음악 자체는 어른 눈높이에 맞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쳄린스키와 훔퍼딩크는 바그너의 후예라 할 수 있고, 따라서 바그너에게 영향받은 후기낭만주의 음악 양식이 두 작품에 두드러진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반음계적 화성을 꼽을 수 있다.

극(drama)에 갈등과 해결 및 기승전결 구조가 있는 것처럼, 조성음악은 ‘긴장과 이완’을 근본 원리로 삼는다. 불협화음은 긴장을 낳고, 협화음은 이완을 낳으며, 불협화음을 쓰려면 그에 앞서 ‘예비’를 해야 하고, 불협화음을 쓰고 난 뒤에는 안정된 협화음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서양음악은 ''더 많은 긴장''을 음악에 담아내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모차르트보다 베토벤이, 베토벤보다 바그너 음악이 더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러한 추세는 바그너에 이르러 역사적 전환점을 맞게 된다. 긴장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음악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조성이 사실상 붕괴하기 시작한 것이다. 쇤베르크는 훗날 무조음악을 내놓았고, 쳄린스키와 훔퍼딩크는 바그너 음악 양식을 발전시켜 작품에 담았다.

후기낭만주의에 해당하는 두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대편성 오케스트라를 바탕으로 하는 현대적인 관현악법이다. 현대적인 관현악법은 현대적인 음색을 낳았고, 대편성 오케스트라는 거대한 다이내믹 레인지(dynamic range)와 극적 효과를 낳았다. 이로써 음악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확장되었지만, 한편으로 이러한 작품들은 그만큼 연주하기 쉽지 않다. 특히 쳄린스키 《인어공주》는 그동안 국내에서 연주된 공식 기록이 단 두 차례밖에 없을 만큼 국내에서는 잘 연주되지 않는 작품이다.

구자범 지휘자가 취임한 뒤로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그동안 국내에서 많이 연주되지못했던 명곡들을 선보이는 일을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바그너의 후예들이 들려주는 어른을 위한 동화》 역시 이러한 의도로 기획되었다. 동화적인 판타지, 후기낭만주의 음악 양식, 현대적인 관현악법에 힘입은 화려한 음색, 그리고 구자범 지휘자의 탁월한 해석이 만나는 이번 공연은 관객에게 커다란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