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상식이 죽어버린 시대, 그 한복판에서…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서정과 직설의 노래들
「서정에서 저항까지」.......
풍부한 문화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음유시인 정태춘 박은옥이 오랜만에 콘서트 무대에 선다. 2002년 열 번째 정규앨범 <다시, 첫 차를 기다리며> 발표 후 1년 반만의 일이다.
마치 한편의 시를 연상케 하는 정태춘의 노랫말이 시집 발간과 함께 더욱 빛을 발하게 됐다. 이번에는 말이 아니라 글이다. 이번 공연은 이들의 노랫말을 음악적, 나아가 문학적, 문화적으로 재조명해본다는 차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정태춘은 저자의 글에서 자신의 글을 ‘아직도 많이 설익은 사람의 변변찮은 얘기’로 표현했다. 노래 앨범 만들 듯이 엮어냈다는 이 한 권의 시집이 상식이 죽어버린 시대의 한복판에서 어떻게 평가될 지는 이제 관객과 독자의 몫이 됐다.
포크 가수와 음악이 우리의 현실을 외면한 채로 존재할 수 없듯, 이들 부부의 음악적 변화와 성과는 곧 우리 사회상의 가장 솔직한 반영일 것이다. 음악보다, 예술보다, 시대를 사랑한 정태춘. 숱한 상처 속에서 단련된 이들 부부의 아름다운 노래가 2004년 봄 다시 피어난다.
2004 정태춘 박은옥 콘서트 ‘봄바람 꽃노래’
정태춘 박은옥은 2002년 봄,
같은 제목으로 2주간 공연을 갖은 바 있다.
당시 예상을 뛰어넘는 수많은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고,
뜨거워진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정태춘 박은옥의 노래가 아직도 이 시대에 유효함을 보았다.
좌석은 물론 무대 앞, 복도까지 꽉 메운 관객들.
그들은 공연 내내 울었다.
‘봄바람 꽃노래’
이토록 화사한 공연 제목과는 달리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눈물지은 것은
다시 온, 화사한 봄을 그저 즐길 수만은 없는 현실, 우리의 모습 때문이리라.........
공연 이후 많은 관객들이 꼭 다시 한번 이 공연을 보고싶다고 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정태춘 박은옥은 다시 봄을 알리는 노래 전령사로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골든 앨범(2002년 4월 발표)에 수록된 지난 20여 년간의 히트곡들과
2002년 발표한 열 번째 정규앨범 <다시, 첫 차를 기다리며> 수록곡들을 모두 선보이는 무대로
추억과 기다림이 공존하는 무대라 할 수 있다
‘봄바람 꽃노래’ 2002년 첫 번째 ‘봄바람 꽃노래’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낭송 3.>
나도 이제 그만
세상 모로 누워 버릴까?
지난 긴 긴 겨울
내 영혼 더욱 움츠리고
부서질 듯 메말랐는데
짙은 황사 바람 뒤로 또
철없는 아이처럼 새 봄은 오고
뒤뚱거리며 여기까지 내달려 온 육신이 노곤하여
저 봄, 꽃산 뒷편으로 이제 숨고만 싶은데…
그런데,
벗이여
저 바람은 올 봄도 다시 내 등 떠밀며
숨지 마라, 숨지 마라,
눕지 마라, 눕지 마라 하고
비록 황사같은 세상에도
노오란 꽃노래 부르라 하고,
아직 메마르고 싸늘한 바람 속에서도
온 산 철쭉같은
뜨거운 노래를 부르라 하고…
부르라 하고…
벗이여…
- 정태춘 시집(詩集) 중에서 발췌,
2002년 4월 30일 KBS TV <윤도현의 러브레터> 녹화 중 -
2002 ‘봄바람 꽃노래’ 공연 후기 관객의 글 중에서 일부 발췌
- 10여 년 전, 대학시절에 대한 추억과 함께
가슴속에서 다시금 뜨거운 무언가가 솟아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 그 옛날 학교 다닐 때 추억도 떠올리고요........
집에서 들었던 90년대의 그 치열했던 노래를 듣다보니 막 가슴 속에서 끊는 열정이 생깁니다.
- 92년 그 때의 그 뜨거운 가슴과 눈물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 우리는 모두가 외로운 나그네............
오늘 여기 잠시 고단한 삶의 짐을 벗어놓고 정태춘 박은옥 씨와 더불어
각자의 삶을 위로 받고 젊었던 그 날을 회상합니다.
- 두 분의 노래는 가사와 곡 모든 움직임에서 삶의 냄새가 있어서 좋습니다.
시에 대한 관념이 아닌 현실이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 참으로 좋았고 공감합니다.
삶의 향기 가득한 노래 계속 불러주셔서 우리들이 함께 기뻐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 구름 위에 사뿐히 내려앉는 기분이 이럴지도 모를 것 같아요.
마음속에 무언가가 꽉 조여드는 느낌도
자연스럽게 나도 모르는 순간에 미소를 지을 수 있는 편안함이었습니다.
가슴속에 맺혀있는 심령을 부를 수 있다는 것, 참 용기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 마음도 이것과 같다라는 사람들의 ‘동참’이 언제나 함께 하고 있음을 기억해 주세요!
-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미루나무,
그 고즈넉함에 그 이파리 개수만큼 그 흔들림만큼 그렇게 혼자인 것이 좋았는데
그 미루나무, 항상 개울가에 서 있습니다. 오늘 그 사근거리는 흔들림이 겨울 저녁을 흔듭니다.
산처럼 울창하고 어느 순간 냇물처럼 잔잔한 두 분의 순진함이 몹시도 사랑스럽습니다.
검은 땅 밑을 흐르는 사슴의 물 한 모금처럼 지금 여기 매어두고 싶습니다.
- 음반을 통해서 작가의 진솔한 인생, 절제된 감정, 깊은 사색,
그리고 목소리를 통한 음악적 감동을 오랫동안 느껴 왔지요.
오늘 공연은 그 모든 것들이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음악은 어려워질수록 깊어지는 것 아닐까요?
우리들 사는 세상의 아픔을 더 아프게 느끼고 슬픔을 더 깊게 느끼며
세상의 무관심을 노여워하는 한없이 섬세하신 정태춘 님을
따뜻하신 박은옥 님께서 빛내주십니다. 오래 오래 만나고 싶습니다.
- 먼 옛날 추억의 상자를 살며시 열어 볼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