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Point 1.
“종로로 날아간 갈매기... 꿈... 그리고 현실.”

<종로 갈매기>는 경성 근처 한 시골마을에서 꿈을 향해 날개를 펼쳐보려 했지만 더 이상 펼칠 수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 시절 글을 쓰고 공연을 하지만 현실에 부딪힌 한 청년의 모습과 부푼 꿈을 안고 경성 종로로 날아갔지만 상처뿐이었던 한 소녀의 모습을 통해 그 속에서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경성 속에 아직 조선이라는 게 남아 있더라구. 근데 그 모습이 참 안쓰러웠어.
차라리 몰라보게 변해버린 모습이 나았을지도 모르지. 몇 년 전만해도 거리를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절망이 아닌 꿈에 찬 모습들이었는데 말야.
몇 년 전 여기서 공연했던 난이처럼. 하지만 이젠...”

“나도 진부해졌어. 그렇게 새형식 새형식 떠들더니...
나도 어느덧 현실 앞에서 무릎을 꿇어가고 있구나.
낡은 형식이던 새로운 형식이던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인간이 쓰고 있다는 게 중요한 거야.“

모두 꿈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꿈이 현실이 될 때 고민을 합니다.
꿈이 현실과 맞닿을 때...
우리는 모두 ‘갈매기’입니다.

Point 2.
“체홉이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버려”

체홉의 희곡은 우리의 인생과 많이 닮아있습니다. 그래서 더 공감이 되고 재미있습니다. 100년 전 쓰여진 이야기지만 현재 우리의 본질적인 삶에 있어서는 다를 게 없습니다. 하지만 체홉 작품은 늘 어렵고, 러시아의 먼 이야기라고 느껴지기만 합니다.

<종로 갈매기>는 안톤 체홉의 ‘갈매기’를 1930년대 후반 한국으로 번안한 작품입니다. 이해하기 쉽고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번안을 시도했고 원작의 의도대로 ‘(인생의) 코미디’에 집중하려 합니다. 그리고 번안된 특정 시대를 들여다보기 보다는 현재 우리의 삶을 보는 느낌일 것입니다. 그 본질적인 내용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 또는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줄거리

1930년대 후반 경성 근처 어떤 시골 마을. 작가의 꿈을 가진 ‘수찬’은 자신이 쓴 희곡을 호수 앞에서 공연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경성 여배우 1세대인 어머니 ‘지나’와 이 작품의 배우이자 사랑하는 연인인 ‘난’에게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싶어 하지만 그들은 동경유학을 다녀와 현재 경성 인기작가인 ‘철’에게 관심이 쏠려 있다. 공연이 시작되고 어머니 ‘지나’의 무시로 인해 참을 수 없던 ‘수찬’은 극을 중단시킨 후 나가버린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와 글을 쓰는 이유였던 ‘지나’와 ‘난’이 모두 ‘철’에게 빠져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수찬’은 결국 자살을 시도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