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작품 <사진속의 젊은이>는 극작가 이며 연극 관극소감을 300여 편 써내려온 연극평론가 이기도한 한국희곡워크숍 대표 박정기 씨의 작품이다. 1980년대에 민주화를 향한 폭풍노도(暴風怒濤)가 대학가를 휩쓸자, 당국은 대학에서의 학생집회나 여가활동(餘暇活動) 일체를 금지하고, 민주화를 부르짖는 시위학생을 체포해 옥고(獄苦)를 치르도록 한 경우가 빈번했다. 물론 그들 중에는 후에 정치적으로 입지를 세우거나, 고위공직자로서 행세를 하게 된 인물도 많았으나, 정치에 관심이 없는 까닭으로 민주화가 이루어진 후에도 소외되고, 도외시된 순수예술부문에 종사하던 인물도 있었다. 줄거리는 한 노숙자의 인생역정을 파헤쳐 가면서 그 사나이가 겪는 한국의 현대사를 덤덤히 그려간 애정에 얽힌 한만은 이야기이다.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배우 권병길 씨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연극배우로 2010년 평론가 협의회가 선정한 연극부문 최우수 예술가상을 받은 연기자 이며 최근에는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에 출연하여 품위 있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줄거리
어느 날 자정 가까운 시각에 한 사나이가 초라한 차림으로 성당 안으로 들어온다. 사나이는 주위를 둘러보고, 회상에 잠겨 <아베마리아>를 부른다. 신부 한 분이 소리 없이 등장해 노래를 듣는다. 노래가 끝나자 신부는 사나이 앞에 모습을 들어낸다. 사나이는 당황해 하며, 밤늦은 시각에 불쑥 성당으로 들어온 것을 사과하고, 밖으로 나가려 한다. 그 때 사나이를 자세히 보던 신부가 “박 선생님이 아니십니까?” 하고 묻는다. 사나이는 흠칫 놀라며 부정을 하는 듯 한 말과 동작을 취하지만, 결국 노출된 신분에 긍정적인 답변을 한다. 사나이의 변한 모습에 놀란 신부는 과거 사나이의 혁혁했던 경력을 들춰 이야기 하고, 자신의 몸에 있는 상처를 보인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을 번한 젊은 시절의 신부가 바로 사나이의 도움과 수혈로 목숨을 건진 일이 관객에게 알려진다. 그리고 신부의 누님이자 사나이의 대학 후배인 여인의 이름이 두 사람의 대화 속에 떠 올려지고, 사나이를 20년 가까이 찾았던 신부의 누님이자 사나이의 첫사랑이, 바로 성당 옆 사랑의 집에 머물고 있음이 알려진다. 신부는 누님을 부르려고 잠시 자리를 비운다. 사나이는 관객에게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과거와 정치 적으로 암울했던 시절, 민주화 투쟁과 연관되어 옥고를 치룬 일과 사랑했던 여인과 헤어져야 했던 가슴 아픈 사연을 객석에 전하고, 그 옛 날 여인에게 즐겨 들려준, 테너 “타리아비니”의 물망초의 주제가 <나를 잊지 마세요>를 부르기 시작한다, 노래가 한창일 때 신부와 누님이 등장한다. 사나이와 신부의 누님인 여인과의 해후가 20여년 만에 감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사나이와 여인은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