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정경화, 연주인생 3막의 서장을 열다 오랜 공백의 침묵을 깨고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활동을 재개합니다. 2005년 게르기예프가 키로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했을 때, 정경화는 9월 23일에 브루흐 바이올린협주곡을, 28일에는 브람스 바이올린협주곡을 협연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23일, 손가락이 아팠던 정경화는 직접 무대에 나가 연주 취소를 알리고 28일 연주를 약속했습니다. 28일, 정경화는 무통주사를 맞고 손가락이 퉁퉁 부은 상태에서 브람스 대신 브루흐를 연주했습니다. 이 연주로 손가락 부상이 악화되었고, 정경화는 연주활동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2010년 5월 4일, 아슈케나지가 지휘한 필하모니아AC 내한공연에서 정경화는 브람스 협주곡으로 복귀 가능성을 타진하였습니다. 올해 8월, 대관령 국제음악제에서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와 선보인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를 통해 정경화는 연주무대로 돌아올 준비가 되었음을 공연장을 가득 메운 청중과 함께 확인하였습니다. 마침내 오는 3월, 정경화는 바이올린 독주회를 통해 본인의 표현대로 '연주 인생의 3막'을 엽니다. 정경화의 숙원인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과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녹음이라는 대장정의 시작을 알리는 연주회입니다. 정경화는 그 동안 손가락 부상으로 고생을 하기도 했지만 평생토록 본인을 아끼고 이끌어주던,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들을 잃었습니다. 12살의 정경화를 줄리어드로 이끈 명소 언니를(2007년 작고), 국내 라이선스 음반 1호를 기록한 정경화의 데뷔음반 이후 줄곧 정경화의 녹음 스튜디오를 지켰던 명 프로듀서 크리스토버 레이번을(2007년 작고), 그리고 어머니(2011년 작고)를 차례로 잃으며 정경화는 '인생'을 겪었다고 합니다. 정경화는 이분들에 대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사와 존경, 사랑을 담아 연주곡을 선정하였습니다. 인간이기에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정경화의 기쁨과 아픔, 시련과 행복, 믿음과 사랑을 고국의 팬들과 고스란히 나누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