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장진표코미디’와 연희단거리패 앙상블의 만남! 

1997년 중앙동 가마골소극장에서 초연된 <서툰사람들>은 그때 당시 코미디를 자처하는 연극이 없었던 부산 연극계에 건강한 웃음을 선보여 관객몰이에 앞장섰던 대박연극이었다. 부조화스러운 주인공들을 과장하지 않으면서 웃음을 끌어냈던 장진 식의 코미디는 이미 <킬러들의 수다><웰컴투동막골><박수칠 때 떠나라><바르게 살자>등 영화를 통해서도 선보이고 있다.장진의 탄탄 극본과 이윤주 연출의 가마골 고유의 리듬이 만나 가마골식 <서툰 사람들>을 탄생시켰다. 장진조차 인정한 가마골식 <서툰사람들>은 상황의 비틀기 혹은 엇박자 웃음으로 요약되는 장진표 코미디에, 가마골 식의 거침없는 말과 몸, 그리고 과감한 설정으로 관객들을 KO시킨다. 스타킹을 씌워 무섭기보다 우스꽝스러운 얼굴의 도둑을 만드는가 하면, 나체차림(?)의 자살하는 남자 김추락은 급기야 관객들을 향해 무자비하게 돌진한다. 조심스럽게 화이의 집을 훔쳐보던 관객을 어느 새 덕배의 편으로 만들어 작은아버지를 열창하게 만드는 연극, 그러면서 화이와 덕배의 그리움을 잊지 않게 만드는 연극, 바로 <서툰사람들>이다.

줄거리

독신자 아파트에 외롭게 사는 여자 유화이의 아파트에 초보도둑 장덕배가 들어온다. 모든 상황이 서툴기 그지없다. 열려있는 문, 훔쳐갈 물건없는 살림, 도둑의 존재를 문득문득 잊어버리는 용감한 주인. 여기에 질세라 군대를 갓 제대하고 도둑전선에 뛰어든 장덕배는 도둑이라고 칭하기에는 너무나 소심하고 인정어리다. 숨겨진 비상금 위치를 가르쳐주는 주인, 훔친 돈을 몰래 지갑에 넣고 가는 도둑. 그들은 서로의 신분과 상황도 잊은 채 마음의 문을 열어나간다. 한편 아래층에 사는 남자 김추락은 무관심한 세상을 향한 한바탕 자살소동으로 이어지고 경찰은 엉뚱하게 한층 위에 사는 화이 집 문을 두드린다. 구애하기 위해 찾아온 영업사원 서팔호는 덕배의 달변에 쫓겨나게되고, 이른새벽 딸을 찾아온 아버지는 덕배를 남자친구로 오해하며 손을 맞잡아준다. 길었던 밤이 지나고 어김없이 찾아온 새벽, 달려나가는 덕배를 보내고 혼자 남은 유화이. 열린 문을 바라보며 덕배가 남기고 간 스타킹을 뒤집어쓰며 쓸쓸하게 웃는다.